6/8/2016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태오 5:8
Blessed are the clean of heart for they will see God.
Matthew 5:8
오늘부터는 마리아에 관해 묵상해 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베타니아에 가셨을 때 마르타가 예수님을 자기의 집으로 모십니다. 마르타는 손님접대로 분주하나 여동생인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습니다. 마르타는 마리아가 일하지 않는다며 예수님께 불평하나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두고 좋은 몫을 택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필요한 것은 한가지 뿐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한가지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늘상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정주부인 저도 늘상 바쁩니다. 몸이 분주하다기보다 마음이 분주합니다. 집안 가득 채워진 세간들, 옷과 신발, 가전제품들 과연 살아가며 꼭 필요한 것은 얼마나되는지? 거기에다 시시때때로 울리는 전화의 메시지에 정신팔려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사람들 만나서 수다떨고 이것저것 남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정성은 얼마나 되는지? 하루중 지나치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은 것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재물욕심, 허영과 사치, 학업과 직장 스트레스, 타인의 시선, 수만가지 걱정거리로 어깨에 짊어진 걸망이 무겁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것중에 정작 중요한 것은 여러가지가 아니라 한가지 뿐입니다. 절대자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안에 머무르며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
구한말 우리나라 선종을 일으켜 세운 경허스님이 있습니다. 최인호의 소설 ‘길없는 길’의 실제 주인공인 경허스님은 숫한 일화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어느날 경허스님은 탁발을 마치고 절을 향해 가는데 뒤를 따르는 젊은 스님은 걸망이 무겁다며 투덜거립니다. 이에 경허스님은 “그럼 두 가지중 하나를 버려라. 하나는 무겁다는 마음이며 다른 하나는 무거운 걸망이다”. 젊은 스님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투덜거리자 경허스님은 우물가로 가더니 물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네에게 입을 맞춥니다. 이를 본 동네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기 시작하자 두 스님은 사력을 다해 뛰었고 어느새 절 앞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경허스님이 묻습니다. “죽기 살기로 도망칠 때도 걸망이 무겁더냐?
손님을 집에 초대해 놓고 언니는 바쁜데 마리아는 집안일은 상관하지않고 천하태평으로 에수님의 발치에 앉아있는 마리아는 뻔뻔한 여자가 아니라 좋은 몫을 택한 여인입니다. 마음의 분주함을 한 곳으로 집중할 아는 여인, 절대자의 말씀에 귀기울일 줄 아는 여인, 무거운 걸망을 버린 여인입니다. 이 여인은 마리아는 예수님의 낮은 자리의 끝인 발치에 앉아 가르침을 듣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리아의 마음의 고요를 보시고 마리아를 그저 부엌일이나 하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을 주변에 전할 수 있는 사도로서의 자질까지 보신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마리아도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실로 파격적인 남녀평등사상을 가진 분이셨음입니다.
무거운 것을 버리니 마음이 깨끗해집니다. 숨어있었던 가치와 만나게 됩니다. 말씀속의 하느님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들으며 맑게 빛났을 마리아의 두 눈은 행복속에 젖었을 것입니다.
주님, 분주함속에서도 깨끗한 마음을 가지며 행복할 수 있게 해주소서. 당신을 만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