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2016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마르코 1:41
I do will it. Be made clean.
Mark 1:41
오늘은 마르코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에 관해 묵상해 보겠습니다.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며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됩니다.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십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한센병이라고 부르는 나병은 피부 및 점막, 안구에 발진과 각종 염증을 일으키고 피딱지와 출혈 징후를 보이며 해당 부위에서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반대로 과민하게 감각을 느끼게 되는 전염병입니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코에서 나오는 체액과 접촉했을 때 감염이 일어나며 처음 감염되었을때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피부의 병변이 광범위하게 홍반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도 굉장히 흉측해집니다. 전염성과 더불어 이 병을 '문둥병'이라 부르며 신의 저주처럼 취급해 환자들과의 접촉을 꺼리게 만드는 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악화되면 신체의 말단부가 썩어 문드러지는 지경까지 가며 손상된 피부에 또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일어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산 채로 부패한다는 것. 그래서 구약시대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문명국에서는 신의 저주급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지금도 거의 변함이 없지만 당시의 나병환자들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시선은 참으로 따가웠습니다. 격리된 곳에서 살아야 했으며 이들이 시내에 나오게 되면 자신이 나병한자 임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녀야 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버림 받은 존재, 자신도 모르는 죄로인해서 받게된 천형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이들에게 희망이 있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를 치유하십니다. 치유하시는 과정에서 예수님께서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신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은 기적을 행하시기 위한 동작일 수도 있고 동시에 당시에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대거나 접촉하는 것은 율법으로 금지된 행위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손을 대셨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놀라운 일은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고쳐주실 때에는 율법을 의도적을 어기셨지만 병을 고쳐주신 다음에는 사제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서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의도는 바로 이 병자가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이리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자상한 배려는 나병환자에게 지옥의 삶에서 하늘나라를 살아갈 수 있게해 주십니다. 하늘나라가 이 땅에 와 있슴을 체험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정신부님의 말씀입니다)
죄명은 문둥이….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 아무 법문의 어느 조항에도 없는 내 죄를 변호할 길이 없다. 옛날부터 사람이 지은 죄는 사람으로 하여금 벌을 받게 했다. 그러나 나를 아무도 없는 이 하늘 밖에 내세워놓고. 죄명은 문둥이…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 나병환자였던 한하운시인의 ‘벌’이라는 시입니다
지금은 약이 개발되어 완치가능한 전염병이지만 구약시대 나병은 지상에서 지옥을 경험하는 질병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1920년생인 한하운시인이 살았던 시대만 하더라도 나병은 형벌이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하늘에 내세워넣고 변호할 사람 하나없는 죄인. 죄명은 단지 문둥이....흉물스런 외모, 썩어 문드러져 악취를 풍기는 몸 구석구석,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거기에다 저주받았다는 심적 고통은 살아있는 동안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아보입니다. 숨쉬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을 이 나병환자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바람결에 들려옵니다. 메시아인지 어떤 랍비인지 알지못하는 어떤 사람이 더러운 영을 쫓아내고 갖가지 질병을 고친다는 소식입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찾아 헤메이다 만난 예수님께 무조건 도움을 청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본 순간 가엾은 마음이 생기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주님, 나병환자와 비교할 순 없지만 몸이 아픕니다. 마음도 아픕니다. 병든 몸과 마음을 약이 아니라 당신의 자비로 고쳐주소서.
주님, 나병환자에게 품으셨던 가엾은 마음을 저에게도 품어주시어 한 말씀만 하소서 "내가 하고자하니 깨끗하게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