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2016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요한 4:13-14
Everyone who drinks this water will be thirsty again but whoever drinks the water I shall give will never thirst.
John 4:13-14
오늘부터는 사마리아의 여인에 대해 묵상해 보겠습니다
어느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시는 도중 사마리아의 시카르라는 고을에 이르십니다. 정오 무렵,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야곱의 우물가에 앉으십니다.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오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다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사마리아 여자는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라고 반문합니다. 예수님게서는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하시고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이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의 최고의 지도자이고 지성인이었던 니코데모를 만나셨던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거듭나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당시에 가장 버림받고 인간대접조차 받지 못했던 이방인인 사마리아 여인을 찾아서 우물가에서 만나십니다. 가진자는 스스로 당신을 찾아와서 만나게 하시고 약한 자는 당신께서 그러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찾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세상적인 삶을 사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인간과의 만남의 원칙입니다.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살아가던 이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 주십니다. 고통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접근을 해야 하나를 가르쳐주십니다. 희망이 없던 여인에게 영원한 생명의 샘물을 약속하십니다. 그 여인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면서도 그녀를 배려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요셉성인이 마리아를 보호하시는 모습을 생각나게 합니다. (정신부님의 말씀입니다)
기원전 721년, 아시리아에 의해 북이스라엘이 멸망합니다. 아시리아는 북이스라엘의 사마리아지방에 사는 이스라엘민족 일부를 이주시키고 타지역의 이방인들을 사마리아로 이주시키면서 인종혼합정책을 시행합니다. 세월이 지나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인들이 무너진 예루살렘성전을 건립하려 합니다. 그때 사마리아인들이 찾아와 함께 성전 건립에 참여할 뜻을 비추나 거부당합니다. 이미 혼혈민족이 되어버려 유다인의 순수혈통을 지키지 못한 그들을 배척했던 것입니다. 이후 사미리아인들은 그리짐산에 성전을 세우고 모세오경을 제외한 구약 성경을 거부하자 유다인들은 그들이 혼혈인이자 이교도라며 멸시합니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이로써 원수지간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기원전 127년, 유다인들은 마카베오혁명에 의해서 잠시 동안 팔레스타인 지역을 수복할 수 있었는데 이때 그들은 무력을 앞세워 사마리아인들에게 유다교를 강요합니다. 사마리아인들이 유다교로 개종하는 것을 거부하자 유다인들은 그리심산에 있던 사마리아 성전을 파괴하고 핍박합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씻지 못할 상처를 잊지 않았고 급기야 서기 6년 복수를 감행합니다. 과월절날 공동묘지에서 뼈들을 꺼내 자루에 담은 후 자정에 몰래 예루살렘 성전에 잠입하여 뼈들을 성전 뜰 곳곳에 흩뜨려 놓았습니다. 그로 인해 성전이 부정하게 되어서 결국 과월절제사를 드리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수백 년에 걸친 이런 원한 관계는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고 유다인과 사마리아인의 적개심은 결코 시들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습니다.
지리적으로 사마리아는 남쪽 유다와 북쪽 갈릴리의 중간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로 갈 경우 사마리아를 관통하면 3일 정도이면 도달할 수 있었지만 유다인들은 대부분 일주일 정도가 되는 베레아 지역을 통과하는 길로 통행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지방으로 들어가십니다. 햇빛이 뜨거워 밖으로 나가기조차 힘든 정오의 사마리아. 사람들의 눈에 띄이지 않으려고 밤에 예수님을 찾아간 니코데모처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정오에 우물가를 찾은 사마리아의 한 여인. 그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물을 청하실 뿐 아니라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뜨거운 한 낮, 예수님과의 만남은 이 여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요?
주님, 목이말라 타는 갈증보다 더한 영혼의 갈증.... 떠들고 술마시고 노래해도 허한 제 마음을 정갈하게 채워줄 분은 당신밖에 없습니다.
주님, 당신께 의지합니다. 당신께 의탁합니다. 제 안에 오래도록 머물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