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016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루카 1:13
Do not be afraid, Zechariah, because your prayer has been heard.
Luke 1:13
오늘부터는 즈카르야에 관해 묵상해 보겠습니다.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즈카르야라는 사제와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있었습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둘 다 나이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사제인 즈카르야가 성소에서 분향하고 있을 때 주님의 천사가 그의 앞에 나타나자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런 그에게 천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라며 요한의 탄생을 예고하고 말하기를 요한은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할 것이며 큰 인물이 되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그러나 이미 늙은 즈카르야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의심하며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사제이면서도 하느님의 권능을 의심한 즈카르야는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벙어리가 되어 말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따라 요한이 탄생할 때까지 벙어리로 지내게 됩니다.
사제인 즈카르야와 그의 아내인 엘리사벳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아이를 더 이상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흠없이 살았던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아이를 갖지 못한 것은 당시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하느님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러한 시각을 갖고서 이들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꼭 그러한 시선을 의식해서 만은 아니라 참으로 아이를 갖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어느날 가브리엘 천사가 기도하러 성전에 들어간 즈카르야에게 나타나서 그의 아내가 자신들의 청원대로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즈카르야는 순간적으로 하느님의 능력을 믿지 못합니다. 하느님 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하느님께 청을 하였지만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것에 의심을 가집니다. 하느님의 능력에 의존하면서도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날 때는 다시 유한한 인간의 지성으로 판단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즈카르야의 모습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즈카르야는 믿지 않았기에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말을 못하게 됩니다. 우리의 모습입니다. 믿음의 양면성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즈카르야가 말을 못하게 되는 것에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하느님의 더 큰 뜻이 숨겨져 있슴을 알게 됩니다. 즈카르야가 말을 못하게 된 것은 믿지 않은 것에 대한 벌이 아닌 것입니다. (정신부님의 말씀입니다)
늙을 때까지 아이를 갖기 위해 기도했던 즈카르야부부. 그의 청원이 늘그막에 받아들여집니다. 인생의 최대소망은 그리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나봅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빨리 응답받기를 원합니다. 내가 정해놓은 시간에,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응답이 없으면 포기하고 실망하고 때로는 분노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의 어떤 목표를 세우고는 1년, 10년, 평생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당연하다고도 생각합니다. 반면 기도에는 참을성과 인내심을 발휘하기를 꺼려합니다. 로마서에서는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을 새겨보았으면 합니다.
주님, 인내하며 기도하게 해주소서. 그리고 기도하면서도 때로는 의심하는 믿음의 부족을 고쳐주소서.
주님, 저도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라는 응답을 들을 수 있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