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2부, 1장
제7단락 타락(385~412)
Ⅰ. 죄의 실재(實在)(385~390)
죄가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 것인지는 인간 개인과 역사의 영구한 질문이고 인간의 지혜만으로는 통달할 수 없는 신비로운 실재이다(385).
죄의 실재를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과 신의 심오한 관계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 관계를 깨닫게 해주는 하느님의 계시에 의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하느님을 알아 사랑하고 다른 인간도 사랑하라고 지성과 자유를 받았는데, 인간이 이 자유를 잘못 사용하는 것이 죄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385~387).
그러나 죄의 실재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면, 죄악의 소멸을 통한 인간 구원의 대업을 이룩하는 구세사 안에서 은총의 원천이신 그리스도의 업적을 이해하여야 한다(388~490).
Ⅱ. 천사들의 타락(391~395)
인간의 타락의 배후에는 유혹의 소리가 있었고(창세 3, 1~5), 이 유혹은 타락한 천사 즉 악마(2베드 2, 4)의 소리였다. 하느님께서는 본래 천사들을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중의 어떤 천사들은 자유를 남용하여 하느님의 주권을 거부하여 악에 고정된 악마가 되었다(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 1215년). 그렇지만 악마도 피조물이기 때문에 무한한 능력을 가진 존재는 아니고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악마의 활동이 아무리 강하고 집요할지라도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결정적으로 훼손하지는 못한다.
Ⅲ. 원죄(396~409)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서 지성과 자유의지를 갖춘 귀중한 피조물이지만, 그 인격의 존엄에 부합되게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창조 질서와 윤리규범을 지킴으로써 하느님을 섬기고 인생 목표를 달성하게 창조되었다. 그런데 인간은 악마의 유혹에 속아서 교만과 불순종의 반역죄를 범하였다(창세3, 3).(396~396). 이 죄의 내용은 교만과 불순종인데, 일개 피조물인 인간이 『선과 악을 아시는 하느님과 같이 되기를』(창세 3, 5) 원한데 있다. 다시 말해서, 모든 피조물의 존재와 그 존재법칙까지 창조하신 하느님을 도외시하고 인간 자신을 만물의 척도요 기준으로 착각하여, 창조주의 절대 주권과 이에 대한 인간의 절대 종속성을 거부한 것이다(398).
이 범죄의 결과로 인간은 「원초적 의로움」을 상실하여 인간은 하느님과 다른 인간과 다른 피조물과의 조화로운 친교를 잃고, 결국 인간 자신의 죽음을 초래하였고, 그 후대에도 인류의 역사는 죄악으로 점철된 부조리와 타락의 역사가 되었다(399~401).
아담의 죄가 인류에게 미치는 결과(402~409)
원조가 받은 「원초적 의로움」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인류 전체를 위하여 받은 것이었으므로, 원죄로써 잃은 원초적 의로움은 원조뿐 아니라 인류 전체가 잃은 것이었다. 즉 원조에게는 첫 범죄가 개인의 죄였지만, 그 죄로 인간의 본성이 손상되었으므로 같은 본성을 타고 나는 후손들에게도 원초적 의로움의 상실 상태는 계속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교리서는 원죄를 「유비적(類比的, Analogice) 죄」라고 부른다. 분명히 말해서 원죄는 어떤 후손이 「범한」 죄가 아니고 「짊어진」 죄이며, 행위가 아니고 상태이다(404).
원죄는 각자에게 개인의 잘못이 아니고 약화된 본성의 상태로 전달되어서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쉽게 악에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는 영적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40 5~409).
Ⅳ. 구원의 희망(410-412)
?인간이 범죄한 후에도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버리지 않으시고 구속자의 파견을 예고하셨다(창세 3, 15). 과연 그리스도의 파스카 승리로 획득하신 죄에 대한 승리는 원죄가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것보다 더 좋은 구원의 은총을 우리에게 준다.
『죄가 많아진 곳에 은총은 더욱더 넘쳐흘렀습니다』(로마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