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과의 대화중에 개신교의 성찬례를 포함한 예배와 천주교의 미사전례는 같은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어느 교우는 개신교의 예배와 천주교의 미사는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려도
주일참례의 의무를 지켰다고 할 수 있나요?
가톨릭 교회가 일반적으로 성체성사라고 부르는 성찬례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거행하는
성찬례는 예수님께서 직접 제정하셨고 또 행하도록 명령된 예배 행위로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보통의 예배는 기도문이나 독서 등의 말씀과 앉고 서고 인사를 나누는 등의 행동이 따르는 반면에 성찬례는 빵과 포도주,
물이라는 질료적 요소를 가지고 거행됩니다. 이 성찬례는 교회의 예배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형태 중의 하나이며, 말씀의 전례와 함께 미사 전례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예배 형태입니다. 이 성찬례는 개신교에서도 거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신학적
문제들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성찬례에 대해서 가톨릭과 개신교를 갈라놓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다음의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성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는 믿음의 차이입니다. 가톨릭은 성찬례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한다고 가르치는 반면에 개신교는
교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주님 현존의 상징적인 의미로서 거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가톨릭은 성찬례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제사가 재현되고 그 효력이 드러난다는 제사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반면에 개신교는 성찬례를 단순히 성찬의 식사로만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 번째 차이점으로 가톨릭에서는 사제로 서품된 사람만이 성찬례(성체성사)를 유효하게 거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성찬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만의 고유한 직무이기 때문이지요. 이 차이점 때문에라도 가톨릭은 개신교의 성찬례를 완전히 유효한 성체성사로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신교에서 거행하는 성찬례를 포함한 예배는 가톨릭의 미사와는 같지 않으며,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의 예배에
참여했다고 해서 주일 미사 참례 의무를 지켰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동익 신부님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