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사 강론
루카 12, 35-40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있는 종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평소에는 밤을 새는 것도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도 어렵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의무감으로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든지 하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자발적으로 밤을 세우는 것과 주어진 의무감으로 밤을 세우는 것과의 차이일 것입니다. 인간은 구속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사람의 유형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강요에 의해서 일을 하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나봅니다. 어째도 해야 하는 일이면 즐기면서 하라고 합니다. 즐기면서 하는 일이 더욱 능률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5장 16절에서 18절에서 바울로 사도는 말합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기쁨과 기도와 감사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이 바로 하늘나라의 삶의 모습입니다. 언제나 기뻐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살면서 감사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감사할 수 없는 일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 말씀을 보면, 언제나 기뻐하는 것과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 사이에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는 삶이 언제나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준비된 삶을 살아가는 삶이, 즉 언제나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삶을 살아가면 주인이 종을 위해서 식탁을 차려준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하지만 하늘나라에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나라에 온 사람들을 위해서 식탁을 차려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시는 장소에서 당신께서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당신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장면에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낮은 사람을 섬기는 모습입니다. 세상의 삶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 하늘나라임을 보여줍니다.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을 맞기 위해서 깨어있는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종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은 바로 ‘기쁨과 기도와 감사’의 삶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