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모범으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7개의 청원으로 되어있습니다. 3개의
청원은 하느님과 관계가 있고 4개의 청은 우리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살펴보고 있는 루카복음은 5개의 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마태오 복음서의 기도를 선택하지만 우리는 루카 복음의 주님의 기도를 보면서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전제해야 할 것은 예수님께서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강제적인 의미를 갖기 보다는 이러한 양식의 기도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권유하시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기도는 일종의 대화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대화의 상대를 부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십니다.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는 부자관계인 것처럼 우리가 아버지께
다가갈 때 부담을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신다’는 말의 원래의 원문에서의 표현은 “거룩하게
한다’라는 의미로 쓰여집니다. 수동형으로 쓰여집니다. 따라서 ‘거룩하게 된다’로
번역이 되는데 ‘우리들’에 의해서 당신의 이름이 거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름’이라는 말의 의미는 아버지 자신을 뜻합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거룩하게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라는 기도는 아버지가 온전하게 통치하시는 나라가 오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사탄의 멸망과 하느님의 통치를 청하는 기도입니다.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이 말씀은 오로지 주님께 의탁하는 삶을 살라고 하는 뜻과 같을 것입니다. 탈출기 16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주실 때 하느님께서 하루치의 분량만 갖게 하셨던 것과 동시에 마태오 복음 16장 34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이 말씀에 담겨진 뜻은 우리가 하느님의 용서를 득하기 위한 조건은 바로
우리가 먼저 나의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야 함을 말합니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오니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것입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여기서 유혹은 우리가 하느님께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는 시련이나 박해를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청하는 것은 시련과 박해를 없애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와 은총을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도록 가르치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반복해서 인내심을
갖고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나약하기에 한 번 기도하고 안되면 그냥 포기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한 번으로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한번 청해서 안들어 준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함으로써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그러한 사랑의 관계는 더욱 깊은 신뢰의 관계로 나아가게 합니다.
사랑과 신뢰의 특징은 함께함입니다. 이러한
함께함은 어떠한 순간에도 나혼자서 이겨나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겨나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와 신뢰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반복해서 기도할 수 있는 저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진지하게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실천해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