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 3주간 강론
2014년 5월 4일
루카 24, 13-35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움은 누구나 겪는 과정입니다. 떨어져서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다고 고백하면서 살아가던 부부가 이제는 한 순간도 함께 살 수 없다고 헤어지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러한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바로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되어가는 과정임을 깨닫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고 하는 도종환 시인의 시가 있습니다. 시인은 이 시에서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두 사람이 길을 갑니다. 분위기가 밝지가 않습니다. 성공을 기약하고 떠났던 길이었는데 모든 것이 헛것이 되었습니다. 실망과 좌절감으로 엠마오로 갑니다. 엠마오의 정식 명칭은 'Emmaus'입니다. 이 말의 원래 뜻은 '온천', '따뜻한 샘물'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엠마오로 가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입니다. 이 두사람은 자신들이 선택해서 걸어왔었던 길이 얼마나 허무했나를 나누면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에도 그 옳았슴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십자가의 실패한 모습만 보았지 부활의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사람이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지만 이를 믿지 않았었기에 이들이 돌아가는 길이 어쩌면 그렇게 무거웠는지도 모릅니다.
엠마오로 돌아가는 두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길에는 뒤로가는 길도 있고 앞으로 가는 길도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길은 앞으로 가기 위해서 입니다. 미래를 향해서 가는 길과 과거를 향해서 가는 길입니다. 현재를 살면서 우리는 매 순간마다 두 길중에서 한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언제나 왔던 길을 가는 것은 쉽습니다.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있고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 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가는 길은 어렵습니다. 어떠한 길인지 무엇이 있는지를 무엇이 일어날 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이 길은 희망이 없으면, 믿음이 없으면 가지 못하는 길입니다.
오늘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은 자신들이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십자가는 보았는데 그 너머의 부활을 보지 못합니다. 이들은 성공한 사람들이었지만 실패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믿음과 확신의 부족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들에게 개입하십니다. 이들이 나누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 질문하십니다. 그들에게 십자가에만 머물지 말고 그 너머의 부활을 믿으라고 강조하십니다. 십자가가 바로 부활의 영광으로 들어가기 위한 과정임을 알려줍니다. 여전히 믿음에 굼뜹니다. 하지만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서 함께 머물기를 청합니다. 마음이 열렸습니다. 다가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자신들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슴을, 자신들이 선택한 길이 실패한 길이 아닌 성공한 길임을 깨닫습니다. 으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새롭게 부활한 두 사람입니다. 이제 이들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좌절과 실망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갑니다. 지체함이 없습니다. 곧바로 떠납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이 세상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떠납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체험합니다. 실의에 빠져있는 제자를 찾아가셔서 다시 희망을 갖게 하시는 예수님이 지금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오십니다.
바로 성체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저희들입니다.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저희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바로 우리에게 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믿는데 왜 이리도 굼뜨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