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순 제 1주간입니다. 재의 수요일에 우리 모두는 이마에 회개의 재를 받으면서 지난 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이 회개의 재는 우리의 죄악의 뿌리를 태운 재라고도 할 수가 있습니다.
아담과 이브의 교만은 사탄의 유혹에 빠지는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겸손은 사탄의 유혹을 이기는 결정적인 힘이 됩니다. 교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게 하지만 겸손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이 말씀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이 세상에 죄와 죽음을 들어오게도 하고 나가게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을 하시고 그 이후에 사탄(유혹자)으로 부터 유혹을 받으시는 것과 이를 어떻게 이겨나가시는 가를 알려줍니다.
성경에서 ‘사십일’ 혹은 ‘사십 년’은 시험과 시련의 기간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이 시기동안 단식기도를 하시면서 하느님과 친교의 시간을 가지셨을 것입니다. 사탄(희브어) 은 자신의 이름 뜻(분열 시키다) 그대로 하느님과 예수님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려고 이 기간 동안 부단없이 시도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악마가 예수님을 직접 유혹하기 시작 한 것은 사십일이 지난 후 입니다.
예수님께서 악마로부터 세가지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 유혹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노예의 생활을 하다가 이 노예의 삶을 회개로 청산하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광야’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어야 했던 유혹들입니다. 이러한 유혹들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유혹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가를 예수님 당신께서 직접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유혹은 ‘광야’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 그리고 ‘높은 곳’으로 장소를 바꾸어 가면서 장소에 따라서 각각 다른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탄의 간교함과 집요함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세상적인 재물과 권세와 영광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초 자연적인 능력을 갖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있는 이러한 세상적인 욕구가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를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유혹사화의 첫 무대는 광야에서 일어납니다. 악마는 40일간의 단식으로 배고픔의 고통이 절정에 달한 그 순간에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유혹합니다. 이 유혹은 너는 하느님의 아들이니까 충분히 너의 능력으로는 이 돌을 빵으로 만들 수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그 능력으로 지금 이 배고픔의 순간을 넘겨 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유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첫 유혹을 이겨나가십니다.
두 번째의 유혹은 거룩한 도성(예루살렘)의 성전 꼭대기에서 일어납니다. 사탄은 시편 91장 11-12절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라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예수님께 당신이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보라고 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악마들도 성경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성경말씀을 인용하면서 우리를 유혹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말씀’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이러한 유혹에 쉽게 빠질 수가 있슴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신명 6장 16절의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 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거절하십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예수님께서 갖고 계신 초능력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삶을 통해서 보여주셨던 그분의 사랑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그 사랑의 삶을 살아가면 기적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세 번째의 유혹은 ‘높은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악마는 높은 곳에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면서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마태 4,8) 하고 유혹합니다. 인간의 권력욕과 명예욕을 자극하면서 자기를 경배하라고 유혹하는 것입니다. 나약한 인간은 이러한 악마의 유혹에 참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신명기 6장 13절에 있는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 하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악마의 교묘한 유혹을 이기십니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우리는 부귀와 권력과 영화를 누리기 위해서 아무에게나 절하지 않습니다.
탈출기를 묵상하면서 우리의 인생여정은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광야에서의 생활로 그리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의 삶으로 전개됨을 압니다. 지금 우리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있는 광야의 삶을 살아갑니다. 오늘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악마의 유혹에 대한 대처법 즉, 말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이 광야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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