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의 성경주해] (5) 요한묵시록 ⑤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그리스도
만물은 그리스도 안에서 회귀
생활 속에서도 창조·구원자인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추구해야
【성경본문 : 묵시 1,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알파요 오메가
성경은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고 성전(거룩한 전통)은 구전으로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이다. 초대교회가 간직한 기록되지 않은 하느님의 말씀은 교부(교회의 아버지)들의 편지나 강론 혹은 저술들을 통해 기록되어 우리에게 전해진다.
기존의 신학을 뒤집는 알파요 오메가
3세기 초 테르툴리아누스는 위의 성경본문을 해석하며 기존의 신학을 완전히 뒤집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남긴다.
“주님께서도 두 개의 그리스어 글자, 곧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이용해 당신 안에서 합쳐지는 시작과 끝을 같은 식으로 표현하셨습니다. 알파는 오메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며 오메가는 순환을 끝내고 다시 알파로 돌아가는 것처럼, 주님께서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그리고 끝에서 다시 시작으로 만물의 과정이 당신 안에 있음을 보여 주시고자 하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이러한 성경해석을 통해 신자들에게 구체적인 신앙생활의 지침을 제시한다. “태초에 그랬던 것처럼, 혼인의 불변성도 회복되었습니다. 이혼은 태초에 없었으므로 금지됩니다(마태 19,8 참조). 마지막으로, 이제 온전하게 된 인간이 태초에 그가 있었던 낙원으로 다시 불리웠습니다.”
생활 속의 알파요 오메가
5세기 초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 강론에서 “베드로는 사도들 가운데 첫째였고, 바오로는 사도들 가운데 마지막이었습니다. 처음과 마지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그리스도에 의하여 바로 같은 날 순교에 이르렀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신자들의 마음이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처음이며 마지막이다”라는 성경 말씀으로 향하고 그러한 신앙생활을 위해 이 세상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밝힌다.
“이는 그 전에 아무도 없었고 그 뒤로도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분은 만물에 앞서 나셨으며 만물에 기한을 정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처음이신 그분을 바라보고 싶습니까?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습니다’(요한 1,3). 여러분은 마지막이신 그분을 추구하십니까? ‘그리스도는 율법의 끝이십니다. 믿는 이는 누구나 의로움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로마 10,4). 지금이든 언제든 여러분이 사는 것은 그분이 여러분의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영원히 사는 것은 그분이 여러분의 구세주이시기 때문입니다.”
<교부들의 성경주해>는 이 밖에도 아리우스의 잘못된 가르침에 반박하면서 ‘말씀은 하느님이셨다’는 요한복음서의 로고스 찬미가를 더욱 풍요롭게 노래하는 아타나시우스의 묵시록 성경해설을 소개한다. 바로 ‘알파요 오메가’가 아닌가! 교부들의 성경주해는 그야말로 구약의 하느님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부이신 하느님을 만나게 해 주는 풍요의 바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