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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09 13:49
   <6>주님의 종, 로마노 과르디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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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정건석
    조회 : 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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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중'편을 찾지 못했습니다. 먼저 '하'편을 개재하고 난 뒤에 '중'편을 찾으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6>주님의 종, 로마노 과르디니()

 

근대 문명의 한계, 예수 그리스도의 관점으로 통찰하다

 

 

  #예수 그리스도, 과르디니의 신앙과 신학의 중심

 

과르디니의 '가톨릭 세계관' 강좌는 그가 처음 시도한 강의라 수업을 하면서 완성해 가야 하는 과제이기도 했다. 그가 교수 취임강연에서 분명하게 밝혔듯, 그의 사상 중심에는 구체적 역사의 인물인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세상을 올바로 보기 위해서는 세상과 거리가 필요한데 이것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가 아닌 근본적인 거리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의 거리는 세상과 다른 존재, 세상을 초월한 존재만이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존재는 세상에 대한 거리를 확보해 줘야 할 뿐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세상의 가치를 확인시켜 주고 세상을 온전히 채워줄 수도 있어야 한다. 과르디니에게 이 존재는 강생을 통해 세상 일부가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뿐이다. 그는 그리스도야말로 세상을 온전히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신앙으로 예수에게 다가가고, 그의 관점을 나의 관점으로 공유해야 한다.

 

 그의 이러한 견해를 이해하면 그가 전 생애에 걸쳐 강의나 강론을 통해서 끊임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모습을 찾아내려 노력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과르디니는 다른 강의 외에 신약성경에 관한 강의도 병행했다. 문학작품을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역사비판학적 방법론의 도움 없이 성경을 하느님 말씀으로 읽고 이해하려 했다.

 

 그는 베를린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노년 시절 뮌헨에서까지도 늘 젊은이들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강론하는 일을 무엇보다도 기쁜 일로 여겼다. 그의 저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졌고 또한 그가 가장 아끼던 작품 중 하나인 「주님」(Der Her, 남현욱ㆍ박재순 역/바오로딸) 1932년부터 1936년까지 슐뤼터가에 있는 베네딕토경당에서 매주 했던 강론을 모아 엮은 책이다. 예수의 유년시절 기록부터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주님 모습을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로 나눠 구분하지 않고, 묵상을 통해 독자들 마음 안에 주님을 생생하게 현재화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과 세상과 관계에 대한 충분한 신학적 바탕을 갖추고 있지 않았기에 과르디니는 이를 보완한 「신약성서 속에서의 그리스도상」(김몽은 역/신태양사 세계기독교사상전집9)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상()이 개개인 안에 생생하고 힘차게 살아 있는가, 아니면 낡고 무기력하게 있는가에 따라 그리스도교적인 모든 것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의 상을 더욱 생생하게 밝히려는 그의 노력은 「주님의 인간적 실제」, 「바오로와 요한 문헌들 안에 나타나는 그리스도상」 발간으로 이어졌다. 또 「그리스도교의 본질」에서는 그리스도교 본질은 특정한 진리 체계나 삶의 해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자렛 사람 예수의 구체적인 삶과 활동 그리고 운명, 다시 말해서 예수라는 역사의 인물에 있다고 단언한다. 구체적인 역사의 인간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영원한 영광을 함께하는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그리스도교적인 존재와 행위, 가르침 등 모든 것을 규정하는 범주다.

 

 과르디니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학문적 접근과 함께 일상의 신앙생활을 통해서 주님과 가까워지고 그분의 사람으로 변화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교회 공동체가 지키는 규범적 전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신자들 감성과 느낌 그리고 개인 사정이 결합돼 있는 일상 기도와 신심생활을 돕기 위한 책들도 저술했다. 「우리 주 구세주의 십자가길」, 「주님의 어머니」, 「사랑스런 우리 어머니의 묵주기도」 그리고 「주님의 해」 등은 십자가의 길 또는 묵주기도를 통해 주님 삶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저서들이다. 특히

「주님의 해」에서는 전례력 전체를 관통해 매 주일의 주제를 다섯 개씩 만들어 묵주기도와 연결하는 실험적 제안을 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빛의 신비를 추가해 주님 일생을 묵상할 수 있도록 한 일과 일맥상통한다.

 

 

 #베를린을 떠나는 50대 과르디니

 

과르디니 강의는 1933년경부터 나치 정권의 감시를 받았고 결국 1939년 폐지됐다. 대학교수로서 활동은 금지됐고 퀵보른 청년운동의 중심이었던 로텐펠스성이 몰수됐다. 과르디니는 이 강제 휴직 기간 동안 강의 부담에서 벗어나 얼마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미뤄뒀던 원고를 정리해 여러 책을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이 심해지면서 더 이상 베를린에 있을 수 없게 되자, 1943년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모오스하우센에 있던 60년 지기 동창 신부 요셉 바이거의 사제관으로 숙소를 옮겼다. 이 시기에 그는 국가사회주의의 이면과 해악을 밝히는 저서 「신화와 계시 그리고 정치에 나오는 구원자」, 자서전적인 기록 「나의 생애에 관한 보고」 등을 저술했다.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조언

 전쟁이 끝나고 과르디니는 1945년부터 튀빙겐대에서 '세계관 강의'를 새롭게 시작한다.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곳에서 이제는 그리스도교 세계관 교수로 강의하게 된 것이다. 그의 강의실은 전쟁터에서 돌아온 학생들로 넘쳐났다. 과르디니는 1948년 과르디니 개인 이름을 건 세계관 강좌를 맡아달라는 뮌헨대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곳에서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전쟁 이후에는 윤리학과 인간학에 관한 강의를 주로 했고, 문화비판과 사회비판적인 저서인 「근대의 종말」(한국어판 제목은 「불안전한 인간과 힘」, 전헌호 역/성바오로), 「힘」, 「윤리학」 등을 저술했다. 기술과 기계 문명의 실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지나치게 확장된 인류의 힘을 어떻게 제어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이에 대한 조언을 그리스도교 신앙 관점에서 제시했다.

 

 물론 과르디니의 현대문명에 대한 진단과 조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염려는 그의 활동 초기부터 학문적 활동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이미 1927년에 출간한 「코모 호숫가에서 보낸 편지」에서 시대 변화에 대한 그의 예리한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이탈리아 북부 아름다운 휴양지 코모 호수에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책에서 과르디니는 기계문명으로 인간과 자연이 점점 괴리되어 가는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적하며 균형 잡힌 발전을 제안했다. 빠른 경제 성장과 IT 강국 급부상 등으로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내면적으로는 황폐해지는 현실을 걱정하는 우리에게도 현대의 기계문명에 대한 그의 염려와 조언은 아직도 그 현실성을 잃지 않고 있다. 현대문명의 위험성에 대한 그의 경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언들이 1972년 로마클럽이 발표한 환경보고서 '성장의 한계'보다 거의 50년 앞서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예언자적 통찰력을 짐작하게 한다.

 

 #마지막 말

 생애 마지막 10여 년은 교회 안팎에서 인정해준 명예와 육체적 고통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다. 그는 1952년 독일서적협회에서 평화상을 받았고, 교회에서는 몬시뇰 칭호를 받는 명예를 얻었다. 1961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준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1962년에는 브뤼셀에서 에라스무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70세가 되던 해인 1955년 네지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얻은 신경통은 그의 인생 후반부를 늘 따라다녔다. 질병과 노령에도 불구하고 저술 활동은 계속했지만, 1962년 대학교수직을 내려 놓았다. 그의 강좌는 칼 라너(Karl Rahner)가 이어받았다. 1968 8월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고향에 다녀온 그해 10 1 83세를 일기로 뮌헨에서 세상을 하직했다.

 

 과르디니는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꿨던 꿈 이야기를 전해준다. 꿈에서 그는 누군가의 말을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의 ''(word)을 받고 태어난다는 메시지를 듣는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푸는 비밀번호와도 같은 말이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것은 이 말의 결과이고, 이 말은 세월과 함께 점점 뚜렷해지고 그 의미가 채워진다. 중요한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에 동의하며 살아야 하고, 언젠가는 이를 근거로 각자의 삶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주님을 받들어 모시며 한평생을 살았던 과르디니는 자신의 묘석에 다음의 ''을 부탁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대한 신앙 안에서 그분의 자애로운 심판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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