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기-6

장시간의 여행 끝에 마침내 밤에 마드리드에 도착하였습니다. 마드리드에 도착할 때까지 우리 일행이 배고픔을 견딜 수가 있었던 것은 이곳에서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큰기대 때문 이었읍니다. 역시 기대대로 비록 40여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하기에는 좁은 식당이었지만 그 곳의 음식 맛은 이모든 불편함을 다 해소시켜 주었읍니다. 맛있게 적녁식사를 하고 호텔에 도착하였읍니다. 마드리드 입구에서부터 식당까지, 식당에서 호텔까지 버스로 시내 관광을 하면서 율리아노 형제님을 통해서 들은 마드리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이러합니다. 설명이 틀리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저의 부족함에 기인한 것이지 안내자의 부족함에 기인한 것은 아님을 밝혀 드립니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서 이베리아 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650미터에 인구 400만의 대도시 입니다. 이 도시는 ‘성채’라는 아라비아 말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천년 전에 아라비아 사람들에 의해서 세워졌다고 합니다. 1560년에 페리페 2세는 똘레도에서 수도를 마드리드로 옮겨 오늘에 이르게 되었읍니다. 1700년에는 그 때까지 스페인을 지배하고 있던 합스부르크 왕조가 부르봉 왕조로 바꼈었는데 그 해를 기점으로 각 왕조의 마드리드로 구분이 될 정도로 건물양식에도 큰 차이가 납니다.

이 곳은 세 지역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 구시가지의 좁은 지역은 아직도 옛날의 자취를 남기고 있으며 중심부는 뿌에르타 델 솔 광장, 마요르 거리에에서 마요르 광장에 이르는 곳으로 많은 바와 레스토랑이 즐비해 있읍니다. 상업지구인 그란 비아와 세라노 거리, 고야 거리 등의 주변으로써 백화점, 부틱, 극장, 은행 등이 있으며 저녁 5시가 지나면 산보나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잡해 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스떼야나 대로에 연한 또 하나의 지역은 신 시가지로써 주택, 스포츠 센터, 관청, 외국 공관 등이 모여 있읍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술관으로 알려진 프라도 미술관 역시 마드리드에 있습니다. 또한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무용인 플라멩고는 오전 10시부터 오전 3시경까지 ‘따블라오’라는 극장식 레스토랑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순례단은 빡빡한 일정 중이었지만 여건만 허락하면 원하는 사람 만이라도 이곳의 유명한 민속무용인 플라멩고를 감상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너무 늦게 도착했기 아쉬움을 남긴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읍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읍니다. 또한 피곤이 누적되다 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순례단원들끼리 혹은 순례단과 안내원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우리 순례단은 이러한 어려움을 신앙 안에서 잘 극복할 수가 있었읍니다.

환자인 본인은 호텔에 들어오기만 하면 만사를 제치고 화장실을 찾아서 아픈 부분을 깨끗이 씻고 환부에 약을 바르는 것이 급선무였읍니다. 따라서 일행들과 약간의 친교시간을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 중의 하나였읍니다. 하지만 일행 모두는 본인의 이러한 입장을 너무나 잘 이해해 주었기 때문에 육체는 힘이 들었지만 마음은 참으로 편안하였읍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다시 보고픈 순례단 모두의 얼굴을 기려 보면서 그분들의 사랑과 관대함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