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84
2016년 2월 2일 화요일
봉헌하는 삶의 참의미(루카 2,22-40)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가 2, 29-30)
오늘 교회에서는 주님 봉헌 축일로 지냅니다. 이 날을 교회에서는 ‘봉헌 생활의 날’로 정하고 자신을 주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한 날로 삼고 매년 이날에 교회는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수도자들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젊은 이들이 수도생활 성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자신의 삶을 봉헌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초대하십니다. 이 봉헌생활의 참된 원형은 바로 예수님으로부터 찾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되신 하느님,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로 오신 예수님,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바로 이러한 봉헌생활의 참된 정신일 것입니다.
봉헌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십일조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십일조는 그냥 내 수입의 십분의 일을 봉헌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십일조를 제정하신 이유는 내가 나의 소유로부터 자유하게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를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나의 존재를 세상의 것으로부터 하느님에게로 돌려드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율법에 따라서 주님께 봉헌하심을 전해 줍니다. 오늘 이 축일은 성모님께서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과 바로 다음 부분을 보면,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는 두 사람을 볼 수가 있습니다. 시메온이라는 사람과 여 예언자인 한나라는 사람입니다. 복음서는 시메온을 독실하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사람은 이스라엘의 위로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성령께서 자신이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또 한 사람은 예언자인 한나라는 사람입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여자인데 결혼하여 7년을 살다가 남편이 죽고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고 합니다. 그녀는 말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고 합니다.
이 두사람에 대한 소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들은 주님 안에서 자신을 봉헌하며 살아갔던 사람들 입니다. 이러한 봉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예수님을 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고 살아간다는 의미가 바로 주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봉헌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일반적인 봉헌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성모님의 품에 안겨 성전에 봉헌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전 생애를 하느님 나라와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봉헌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봉헌’의 참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 자신의 전 삶을 내어 놓은 삶, 즉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이 아닌 하느님께서 나의 주인이 되는 삶에로 자신을 내어 놓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봉헌의 절정이 바로 십자가이며 이 봉헌의 열매가 바로 부활인 것입니다.
초는 자신을 태우면서 주변을 밝혀 줍니다. 오늘 우리가 봉헌하는 초는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으로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기도 하고 동시에 신앙인으로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줍니다. 마치 한 자루의 촛불이 자신을 태워서 어둠을 밝히듯,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을 불태워서 어둠 속을 헤매는 나의 이웃과 형제들에게 참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삶이 바로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을 사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주님께서 성전에 봉헌되신 이 봉헌이 바로 나의 봉헌이 되는 삶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