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472
2015년 9월 23일 수요일
오상의 비오 신부님 축일에(루카 9, 1-6)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9, 3)
오늘은 기도에 대해서 "책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찾는다. 하지만 우리는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다. 기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여는 열쇠입니다”하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신 오상의 비오 신부님 축일입니다. 비오 신부님께서 돌아가시고 3년이 되던 해에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신부님께서 속해 있었던 카푸친회 장상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신부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오 신부님이 얻은 명성을 보십시오. 그분의 주위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왜 그렇겠습니까? 그가 철학자이기 때문에? 현명하기 때문에? 아닙니다. 그가 겸손하게 미사를 지내서 그렇습니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고해소에 머물며 고해를 들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쉽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주님의 오상을 자신의 몸에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기도와 고통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열 두제자들을 선교의 현장으로 파견하시면서 여러가지의 지시를 하십니다. 이러한 지침들은 현대의 사목현장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사제들에게도 유효한 지침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바오로 사도께서 필립피 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립 4, 11-13) 하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하느님이 주인이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을 잘 묘사한 말씀입니다.
여행을 할 때마다 짐 꾸리는 것을 참으로 싫어합니다. 무엇을 가져가야 하나를 생각하다가 이것 저것 다 가방에 담아놓습니다. 신기한 것은 모든 물건들이 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것 저것 다 챙겨서 실제 여행을 가면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고 입어 보지도 않고 그대로 가져 오는 것들도 있습니다. 돌아올 때는 다시는 이렇게 많이 갖고 다니지 말아야지 몇번 씩 다짐을 하면서도 또 그 시기만 되면 그러한 다짐은 저의 기억 속에서 떠나고 난 뒤입니다. 후회를 하면서도 여전히 후회를 하는 다람쥐 챗바퀴 도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실제 선교의 현장으로 파견하시면서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십니다. ‘마귀를 쫓아내고 질명을 고치는 힘과 권한’은 사도들이 복음을 선포하는 자신들의 사명을 수행하는데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마귀는 하느님과 인간관계를 그리고 우리 이웃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존재입니다. 질병 역시 죄의 결과로 생겨나는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을 고쳐주는 것이 바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고 마귀와 질병이 없는 곳이 바로 하늘나라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9,3)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선교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 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또한 이 말씀 속에서는 그리스도인이 지상에서 천국으로 가는 삶의 여정에서 어떠한 삶의 자세로 살아야 하는 가를 알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소유에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하느님이 삶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데 물질이 삶의 중심에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삶의 모습은 바로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삶으로 보여 주어야하는 것입니다. 물질로부터 자유하라는 것을 말합니다. 오로지 하느님 만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하느남 안에서 우리가 못할 일이 없다는 확신을 갖고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난한 삶을 통해서 내가 아닌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세상적인 편리함이나 편안함에 안주할려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하느님 때문에 세상이 주는 편안함에서 불편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바오로 6세 교황님의 비오 신부님에 대한 말씀을 실천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