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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2-08 07:22
   재의 수요일 강론(마태6, 1-6. 16-18) -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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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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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91

2015년 6월 17일 수요일

재의 수요일 강론(마태6, 1-6. 16-18)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 3-4)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 날은 교회가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1독서에서, 바로 오늘이 은혜의 때이고 구원의 때라고 말합니다. 나를 죽이는 것이 회개라면 바로 이 회개의 순간이 구원의 순간이며 은혜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받으며 우리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 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멀리 떠나온 우리는 바로 오늘 나를 죽이는 회개를 통해서 주님께로 되돌아가는 삶을 다짐하게 됩니다. 

오늘 저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당신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믿음의 삶을 강조하십니다. 눈으로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이 참 믿음임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름 자신이 있고 떳떳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러한 삶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은 더욱더 남의 눈과 귀를 피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전화기에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서 언제 어느 순간에 나의 모습이 나도 모르게 촬영되어서 공개될 수도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것입니다.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요엘 예언자는 바빌론 유배 전에 유다 왕국이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황폐화되었을 때 이 자연적인 재해는 인간의 잘못에 기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앞에 엎디어 회개함으로써 자신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재앙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예언합니다.  먼저 회개가 선결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 회개는 단식으로 드러나야 하고  공동체가 거룩한 집회를 열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합니다. 당시의 코린토 사람들에게는 이 화해라는 단어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코린토가 기원전 146년 로마 군대에 의해 파괴되어 약 100년 동안 폐허가 된 채로 있다가 기원전 44년 카이사르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습니다. 코린토를 재건할 때 카이사르는 그리스와 로마 제국 사이의 화해를 선포했습니다. 일그러진 과거를 가진 두 나라의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당시의 코린토 사람들에게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때, 하느님께서는 죄가 없으신 그리스도를 죄있는 분으로 여기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유죄 판결 덕분에 우리의 무죄 선언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우리측에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사야 49, 8을 인용하면서 오늘이, 바로 지금이 하느님과 화해할 때이고 하느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날이라고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말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의로운 삶은 바로 자선과 기도 그리고 단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이를 실천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알려 주십니다. 

먼저 자선을 실천할 때 겉과 속이 다른 삶을 살지 말라고 하십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자선을 숨겨서 하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갚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도 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사람들이 보는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지 말고 골방에 들어가서 문들 닫고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다 갚아주신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단식을 할 때에도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침통한 표정을 짓거나 얼굴을 찌뿌리지 말하고 하십니다. 단식을 할 때에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서 내가 단식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모르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다 갚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삶이 모든 것 안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는 삶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보기 위한 노력을 하는 순간인 것입니다. 내가 주인이 되는 삶에서 하느님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우리가 이제는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도록  우리의 마음 찢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찢는 바로 그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우리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오늘이 바로 은혜의 날이고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어제도 내일도 우리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지금 이순간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삶에게 세상에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하루가 이기를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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