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55
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지혜와 성령이 충만한 삶 (루카 2,36-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2, 40)
오늘 저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만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피정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사회는 성탄과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들뜸으로 분주합니다. 겉으로 들 뜬 이 분위기의 이면에는 육체적인 아픔이나 가난의 고통과 외로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사람들을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먼저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피정을 무사히 은총 안에서 마치게 해 주심에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피정을 준비하면서 하느님 앞에선 인간이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가를 깨닫을 수가 있었습니다. 상황이 조금만 변하여도 그 변화에 일희일비하던 모습입니다. 아마도 모든 계획은 인간이 하고 이 계획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심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피정을 마치고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록 3일간의 피정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아마도 몇 십년을 살아도 체험하지 못하는 소중한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신앙의 옷으로 갈아 입으면서 행복해 하시던 분들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오늘 저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주시는 예수님을 체험하면서 나의 신앙은 깊어지고 나의 교만은 더욱 겸손에로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자리에 세상을 채웠던 나를 반성합니다. 이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바꾸 놓고자 합니다. 내가 주인이 되고 세상이 주인이 되는 나에게서 이제는 하느님이 주인이 되시도록 하느님을 초대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자 합니다.
한 해의 교차점에 서서 ‘옛날은 가고 새날이 오라’고 외치는 수녀님의 싯구가 기억납니다. 이 새날은 바로 나를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시간들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가치 중립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그 존재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것으로도 나쁜 것으로도 바뀌게 됩니다. 눈이 가져다 주는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이 눈이 가져다 주는 교통체증은 우리를 짜증나게 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베풀어 주실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 주님의 은혜에 힘입어 나의 삶의 모든 것을 당신 안에서 선으로 만들어 가시는 하느님께서는 아기 예수님께서 튼튼하고 지혜가 충만하고 당신의 총애를 받으며 자라셨던 것처럼 나도 그냥 나이를 먹는 내가 아닌 당신의 총애를 받으로 주님 안에서 성장하는 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