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01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하늘나라의 시작(먀태 13, 31-35)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 31-32)
저의 부족한 묵상 글 500회를 맞음을 읽으주시고 축하와 격려를 해 주신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들 드립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바로 저로 하여금 하늘나라에서 살게 합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저에게 전해오는 그 사랑이 비록 현재는 작게 보이지만 저 세상 끝까지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채우는 겨자씨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봅니다.
오늘 저에게 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너는 나 이외에 또 하나의 신을 섬기고 있지는 않느냐?”하고 질문을 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질문을 되새겨 봅니다. 내가 바리사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스도인이고 신부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리스도인 답고 신부답다고 말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광야에서 가나안 땅을 향해서 나아가던 이스라엘 민족이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모세에 대한 불신이 생겨납니다. 모세에 대한 불신은 바로 하느님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힘들 때마다 하느님께서 자신들에게 베풀어 주셨던 사랑을 잊어 버리고 순간의 행복을 찾습니다. 이들은 하느님을 믿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하느님을 배신합니다. 이들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이집트 땅에서 수 많은 기적을 행하시면서 이끌어 내 왔다는 사실을 잊어 버립니다. 하느님을 잊어 버리는 그 자리에 우상이 자리합니다. 결국 이들은 금송아지를 만들고 맙니다. 이들의 이러한 불신에 대해서 하느님께서 분노하시며 벌하시고자 합니다. 하지만 모세의 간절한 청으로 하느님께서 그 벌을 유보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의 이스라엘 사람들 만의 모습이 아닙니다. 순간 순간 우상을 만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바로 전 부분, 10절-17절의 예수님께서 열 여덟 해 동안 병마에 시달리던 여자를 고쳐 주셨는데 바로 그 일은 하느님 나라의 표징이었다는 것이고, 하느님 나라는 한 여자를 고쳐 주신 일처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지만 나중에는 온 인류를 위한 위대한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나라가 겨자씨와 같다는 말은 하늘나라가 퍼져 나가는 것은 겨자씨의 성장 속도와 같다는 의미입니다.
이 비유에서 ‘어떤 사람’은 예수님을 말하고 ‘자기 밭’은 이 세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씨’는 말씀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겨자 씨를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과 기적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겨자씨의 비유’의 의미는, 하느님의 나라는 처음에는 보잘 것 없이 보이지만 성장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나중에는 우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성장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비록 시련과 고통이 따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과정들은 완성을 향해서 나아가는 필수적인 과정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가를 우리는 구약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가 당신 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늘 나라는 바로 이러한 나라입니다.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랑이 충만한 나라인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지배하는 나라가 아닌 섬김의 나라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사람들이 보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하는 가장 작은 모습으로 출발하지만 이 나라의 성장 속도는 인간의 생각을 초월할 정도로 빠름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이 하늘나라 안에서 이 나라가 완성되는 그 과정 안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나라의 완성을 위해서 협력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늘나라의 시작은 바로 비록 틈만 나면 하느님에게서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나약한 죄인이지만 그 죄인인 ‘나’로 부터 시작하는 나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 ‘회개’를 통해서 하느님의 나라는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삶’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