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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16 17:22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루카 12, 13-21) -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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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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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806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루카 12, 13-21)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 15)

오늘은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먼저 대구교구의 주보에서 소개하고 있는 성인에 대해서 알라보고자 합니다. 

‘성 이냐시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회의 설립자이신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 못지않게 유명하신 성인이 계시는데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두 번째 주교가 되셨던 초대교회의 이냐시오 성인이십니다.

‘가톨릭교회’라는 이름을 최초로 사용한 교부이시며, ‘하느님을 모시고 다니는 사람’이란 뜻의 ‘테오포로스’라고도 불리는 성인께서는 107년에서 110년 사이에 있었던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의 그리스도교 박해로 말미암아 로마로 압송되어 맹수형으로 순교하셨다고 전해집니다.

로마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일곱 교회에 편지를 써 보내셨는데 두 통은 로마에 있는 교회에, 다섯 통은 소아시아 지방, 즉 에페소, 마그네시아, 트랄리스, 필라델피아, 스미르나로 보내는 편지들이었습니다.

절절한 신앙고백과 순교영성, 가르침이 담겨져 있는 이 일곱통의 편지는 『그리스도교 문헌학의 진주』로 불릴 정도로 그 내용이 풍부하고 가치가 높아 오늘날까지도 교부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구되고 있습니다.

성인께서는 순교야말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로마 교회 신자들이 성인을 구출할 뜻을 밝히자 “하느님을 얻고 만날 수 있는 이 길에서 나를 방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맹수들이 빨리 달려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며 뜨거운 순교 열망을 드러내시며 신자들에게는 주교님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할 것과 그릇된 이단들을 조심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성인께서는 말하고 썼던 대로 로마의 콜로세움(원형경기장)에서 그리스도의 순결한 빵이 되기 위하여 굶주린 사자들에 의해 밀가루처럼 부수어졌습니다. 그리고 성인의 육신 중에서 남은 일부는 안티오키아로 다시 모셔졌습니다.

“내가 하느님을 얻고 만날 수 있도록 나를 짐승들에게로 가게 하십시오. 짐승들은 나를 하느님께로 가게 하는 길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입니다. 나는 짐승들의 이빨로 부수어져서 그리스도의 순결한 빵이 되고 싶습니다.”

[2015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대구주보 4면]

시편 137편의 시인이 바빌론 강가에 앉아서 시온을 바라보면서 우는 그 심정을 함께 느껴보고자했습니다. 박해를 받으면서도 언젠가를 돌아갈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이 모습이 저의 마음 속 깊이 스며듭니다. 이 간절함이 바로 존재의 근거이신 하느님을 찾는 간절함입니다. 오로지 그분 만이 나의 이 절박한 사정을 알고 계시며 구원해 주실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입니다.  비록 지금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어도 희망이 있기에 저 강 너머 있는 시온을 그리워하면서 이 고통과 아픔의 시간들을 이겨나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냐시오 성인께서 이러한 간절함으로 당신의 일생을 살아가셨을 것입니다.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봅니다. 가족들 보다 세상적인 이러한 것들이 우선입니다. 특히 재물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 돈 때문에 수많은 가족들 사이에 금이가고 분란과 갈등이 일어납니다. 돈 때문에 깨어지는 많은 가정들도 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그가 소유한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재물이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는 하지만 우리에게 평화를 주지는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평화를 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제공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탐욕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물질에 대한 욕심이 어느 순간에 물질을 나의 삶의 주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물질로부터 자유하고자 노력하지만 한번 물질에 길들여진 존재가 물질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움을 깨닫습니다. 

주변을 둘러 봅니다. 모두들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긍정과 희망의 언어보다는 절망과 부정의 언어가 대세인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기에  사랑이 그리워 지는 시기입니다. 사랑의 종류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사랑의 종류를 구분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냥 사랑은 사랑일 것입니다. 이웃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사랑 때문에 나의 부족함과 부끄러운 모습도 고백하고 나눌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실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서 배우는 것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함께함’일 것입니다. 함께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자기의 입장만 생각하다 보면 그 사랑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결국에는 상처투성이로 끝나게 될 것입니다. 서로가 사랑한다고 해서 꼭 결혼으로 골인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주변에는 안타깝게도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을 하면서도 결혼하지 못하는 경우들을 드물지 않게 보아 오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들의 결혼생활 역시 행복할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그렇지 못한 경우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의 사랑이 식어 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사랑하는 긴장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 더 잘 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던 예수님을 그려 봅니다. 어떤 특정한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던 분입니다. 이분의 삶을 묵상하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참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신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단순한 삶을 살아가셨는지도 모릅니다.

희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둠의 시기를 지내고 있으면서도 밝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살아가는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이러한 어둠의 시기에는 밝고 긍정적으로 모든 것을 보고 생각하며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에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어둠에서 빛을 발견하는 유일한 삶의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바로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저의 삶의 주인이 되시는 것입니다.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사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조그마한 사랑의 실천을 다짐합니다. 물질의 노예로서의 삶이 아닌 물질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자 다짐합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지 않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한 사람이 되고자 다짐합니다. 바로 오늘 하루도 내가 주인이 아닌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이 주인이 되는 하루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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