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2015
깨어나라, 나의 영혼아. 깨어나라, 수금아, 비파야. 나는 새벽을 깨우리라.
시편 57:9
Awake, my soul, awake, lyre and harp! I will wake the dawn.
Psalms 57:9
윤영주 아우구스티나님 글입니다
시편 57장의 제목은 '다윗. 그가 사울을 피해 동굴로 도망쳤을 때'입니다.
갓의 아키스에게서 내쫓긴 다윗은 아둘람의 굴 속으로 몸을 피합니다. 그러자 그의 형들과 그의 아버지 집안 전체뿐 아니라 곤경에 빠진 사람, 빚진 사람, 불만에 찬 사람들이 다윗에게 모여드니 그 숫자가 400명가량이 됩니다. 그들의 우두머리가 된 다윗은 가드 예언자의 조언에 따라 유다지방으로 가게 되고 가족은 모압임금에게 의탁케 합니다. 한편 다윗이 아히멜렉사제를 만났던 자리에 있었던 사울의 신하인 도엑이 사울에게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양식도 주고 골리앗의 칼도 주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사울은 아히멜렉과 그의 집안사람 여든 다섯 명과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젖먹이, 소와 나귀와 양들까지 모조리 칼로 쳐 죽입니다. 그런데 아히멜렉의 아들중 한 명인 에브야타르만이 몸을 숨겨 다윗에게 달아납니다.
(다윗과 같이 이스라엘인들은 힘들 때마다 하느님께 피신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피난처로 삼았기에 그들의 한풀이는 '창조적 한풀이' 즉, 살리는 한풀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뒤쫓는 자란 내가 바른 길을 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자들입니다 :정신부님께서 성경공부시간에 하신 말씀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땅에서도 적대국에서도 숨을 곳을 찾지못합니다. 이제 그가 몸을 숨긴 곳은 굴 속이었습니다. 다윗의 인생중 가장 힘들었던 때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아키스에게서 당한 모욕과 수모못지않게 외로움과 불안에 떨어야했을 그는 굴 속에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는 재앙이 지나갈 때까지 당신 날개 그늘로 피신한다고 말합니다. 오로지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만이 어두운 굴 속에서의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시련의 장소에서 그는 인생의 전기를 마련합니다. 다윗왕국의 기초를 이룬 사람들. 다윗처럼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굴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굴 속은 절망의 장소에서 서서히 새벽을 깨우는 희망의 장소가 되어 갑니다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새벽을 노래하는 다윗, 자신으로 인해 사제 일가가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통탄했을 다윗, 가족을 적국에 맡기며 기약없는 이별을 했을 다윗, 자칫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지친 영혼을 깨우려는 다윗, 인생의 바닥을 치면서도 아름다운 시 한편을 주님께 바치는 다윗....
주님, 다윗에 비하면 제가 겪는 고통과 아픔은 아무것도 아닌데, 이제 어둠속에서 어둠만을 한탄하며 살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굴 속에서 당신께 신앙고백을 하는 한 사람의 글을 음미해 보며 희망의 새벽을 맞이하겠습니다.
태양이 구름에 가려 빛나지 않을지라도 나는 태양이 있음을 믿습니다.
사랑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사랑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침묵속에 계실지라도 나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나찌 시절 독일의 어느 지하 동굴에 갇힌 유태인이 벽에 써 놓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