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경험을 바탕으로 신학 연구 방향 전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 네덜란드 교회에서의 경험과 미국 여행을 통한 새로운 세계의 경험, 그리고 철학자 리쿼와 가다머의 영향은 그에게 현대사회, 그리고 인간의 경험과 직접적 대화를 시도하게 한 결정적 요소가 된다. 이 방향 전환은 「하느님 인간의 미래」(1969)에 잘 드러난다. 이는 토미즘 신학과 결별을 의미한다. 교의신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인간 경험을 살펴보는 연역적 방법에서, 인간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 이 경험을 밝히기 위한 도구로써 교의 개념을 살펴보는 귀납적 방법으로 자신의 신학 연구 방법을 바꾼 것이다.
그는 자신이 신학하는 방법을 두고 "인간의 경험, 크리스천의 공동체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즉 인간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을 연구하고, 신앙 전통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것이다. 후반기의 대표적 저서로는 삼부작이 있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교회」다.
스힐벡스는 일반 신자들이 읽을 수 있는 신학서적을 저술하기도 했는데 세상과 교회와 관계, 세속화 현상 속에서 신앙 문제 등에 관한 그의 신학적 견해는 일반 신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1965년 라너, 콩가르, 큉과 함께 '콘칠리움'(Concilium)이라는 신학 전문잡지를 만들어 새로운 신학을 전파하고자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보수적 성향의 신학자와 사목자들로 인해 1968ㆍ1976ㆍ1984년 세 차례에 걸쳐 교황청으로 불려간 그는 신학의 정통성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나 강의 금지판결을 받지는 않았다. 첫 소송에서는 칼 라너가 혼신을 다해 그를 변호해줬다. 특히 사제직 문제, 교회론에 관한 진보주의적 성향으로 교황청의 의심을 받았지만 그의 신앙에는 아무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고 다만 찬성하지 못하는 몇 가지 점이 있다는 지적만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유럽 사회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네덜란드의 영광스러운 명예상인 '에라스무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에드워드 스힐벡스는 관념적이고 교의 중심적이던 신학 분위기로 신앙 표현이 교리 공식에 고정됐던 교회와 세속화, 현대화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사회 가운데서 적합한 신앙 표현과 가르침을 위해 노력한 신학자다. 그는 신앙 경험이 살아 있는 경험이 되고 교회와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게 하려고 성경뿐 아니라 교회 전통을 통해 내려온 가르침을 현대인에게 맞도록 재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상황 신학자'로 볼 수 있다.
김미정 수녀
▲1978년 고려대 졸업
▲1980년 서울대 대학원 졸업
▲1981년 프랑스 성 안드레아 수녀원 입회
▲2000년 프랑스 파리 예수회대 교의신학 전공. 신학박사
▲2001~현재 파리 예수회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