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124
2014년 7월 10일 목요일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 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7-8)
산상수훈(마태 5-7장)의 중앙에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가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 가에 에 대해서 가르치십니다.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과 같이 주님의 기도는 7가지의 청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가 오게 해달라는 청원’ 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하늘나라가 가까이왔다.’하고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가 오게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는 일하고 어떠한 연관성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의 오심과 함께 하늘나라는 우리에게 이미 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늘나라는 완성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완성은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가시적인 표지가 바로 ‘앓는 이들을 고쳐주는 일이며,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는 일, 그리고 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를 쫓아내는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슴을 선포하는 일’이 바로 복음을 선포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4, 17)도 그리고 세례자 요한도(3, 2)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슴을 이미 선포하셨고 여기서 다시 당신의 제자들에게 재차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동시에 당신의 사도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행함에 있어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능력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인간은 예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도구인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도구가 주인이 되고자 하는 행동을 보게 됩니다. 주인의 능력이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도구들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주인이 차지해야 하는 영광도 가르채는 도구들을 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남의 일이 아니고 나 자신에게도 일어나고 있슴을 보게 됩니다. 유혹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여행 보따리고 여벌 옷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10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또한 예수님의 이 말씀 속에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일은 세상적인 방법이나 수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어떠한 수단하느님께서 이 모든 것들을 다 해결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확고한 믿음을 갖는 것이 바로 사도의 조건인 것입니다. 동시에 여기서 ‘지팡이’는 여행을 하다가 맹수나 도둑이나 강도들을 만났을 때 호신용으로 사용했던 도구인데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오로지 주님께 모든 것을 의지한다는 표현임과 동시에 ‘평화의 사도’로서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줌을 의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계심을 보게 됩니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한편으로는 교황님께서 실천하시는 삶을 나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사제로서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힘을 얻습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교황님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 가톨릭교회도 많이 변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