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64
2014년 5월 1일 목요일
믿음은 현실을 넘어 미래를 바라본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 29)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요한 3, 36)
유대인들은 세계 제 2차 대전이 끝난 이후부터 그들의 중요한 절기인 빠스카 행사에는 꼭 ‘아니마밈’의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이 노래의 제목인 ‘아니마밈’은 희브리말로 '나는 믿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악명 높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었던 유대인들에 의해서 작사되고 작곡되어서 불리어지던 노래입니다.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음을 목전에 두고 고생을 하던 유대인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가사를 보면,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하여 반드시 나를 찾아 오리라는 사실을 믿는다.'
간단하고 짧은 노랫말입니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도 메시아의 오심에 대한 희망을 담고서 반복해서 불렀던 것입니다. 이노래를 부르면서도 죽음을 향해서 끌려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볼 때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들은 이 노래에 한절의 가사를 덧붙여서 부릅니다. 추가된 가사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때때로 메시아는 너무 늦게 오신다.'
그러나 이들중 한 젊은 외과의사는 결코 그 마지막 가사를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의 마음 속에 시편 139장 8-10절의 말씀을 간직하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8 제가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에 당신 계시고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거기에 또한 계십니다. 9 제가 새벽놀의 날개를 달아 바다 맨 끝에 자리 잡는다 해도 10 거기에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잡으십니다.”(시편 139, 8-10)
이렇게 그는 어떠한 순간에도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록 죽음을 앞두고 있었지만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해가면서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고 끝까지 믿음으로 석방되는 그 순간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마침내 그는 죽지 않고 수용소 문을 나오게 됩니다. 석방이 된 후 그는 그 노래의 가사를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나를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 서두른다. 사람들은 너무 서둘러 믿음을 포기한다.“ 로 정정해서 부릅니다.
그 후 그의 일기가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그 일기 속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었습니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택하는 것은 가장 쉽고 가장 나태한 방법이다.
죽음은 그렇게 서두를 것이 못된다. 죽음 앞에서 살아 보려는 부활의 의지, 이것이 새로운 창조이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해마다 빠스카 때가 되면 친척들을 불러 놓고 수정된 아니마밈의 영가를 불렀습니다.
그 사람은 수용소에서 매일 죽음을 눈앞에 두고 고난을 받을 때에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난앞에서 희망을 하느님께 둘 수 있었던 것은 성경말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그의 믿음은 현실을 넘어 저 미래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강렬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은 확실하게 보이지 않지만 하느님의 현존을 믿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확신을 가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의 암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 믿음입니다. 오직 밝은 미래를, 저 높은 곳을 바라봅니다. 이 확고한 믿음이 바로 인간에게 순명하지 않고 하느님께 순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의 절정은 당신의 아드님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요한 3, 36)
당신의 아드님께 전권을 위임하신 하느님께서는 그를 믿는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십니다. 여기서 믿음과 순명은 떨어진 의미가 아닌 함께가는 의미입니다. 달리 말하면 믿음에는 바로 아드님께 순명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순종하지 않는 사람은 생명을 보지 못하고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위에 머무른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기도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나약한 저희들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여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어둠과 절망과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항구한 믿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 성실함이 믿음입니다. 한 외과의사의 믿음이 바로 저희의 믿음이 되게하여 주시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