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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18 02:48
   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성 금요일) -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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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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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3
2014년 4월 17일 성 금요일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이사 52,4-5)

“목마르다." (요한 19, 28) “다 이루어졌다.”(요한 19, 29)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하시는 ‘목 마르다.’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이 가슴에 찡하게 큰 여운을 남기고 다가옵니다. 무엇에 대한 목마름이고 무엇이 이루어진 것일까 하는 영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위의 두 말씀이 간직하고 있는 문제의 답은 사랑의 시작이고 사랑의 완성, 즉 예수님의 구원의 삶의 시작이고 완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 마름”은 단지 우리가 말하는 갈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갈증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갈증입니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갈증을 말합니다. 왜 이러한 갈증을 십자가 상에서 말씀하셨을까요? 새로운 시작이고 마침이고 완성이기 때문입니다.
요한 복음 4장을 보면,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과의 만남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시는 도중에 시카르라는 한 사마리아 고을에 이르십니다. 그곳에 있는 ‘야곱의 우물’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길을 걸으시며  지치신 몸을 쉬고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서 쉬십니다. 마침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으러 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 좀 다오”하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의 육체적인 갈증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에 사마리아 여인은 깜짝 놀랍니다. 당시에는 유다인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깜짝 놀라는 이 여인에게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요한 4, 10) 하고 말씀하십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앞당겨서 알려주십니다. 바로 당신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생수를 주시겠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한 갈증이 당신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하느님의 품에 안기시면서 “다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간절한 갈망이 이제 이 십자가 상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요한 3, 16)
이 말씀은 우리가 ‘목 마르다’와 ‘다 이루어졌다’에 대한 의문을 푸는 길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의 표현이 ‘목 마르다’에서 표현된다면 십자가 상에서의 돌아가심을 통해서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켜 주심으로서 ‘다 이루어졌다’ 는 당신의 삶의 완성을 알려주십니다.
이 두 말씀 사이에 이사야서 52장의 4절에서 5절의 말씀이 존재합니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그리고 목마름을 완성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세 종류의 십자가를 허락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는, 내가 부족하기에 짊어져야 할 십자가이며  또 하나는,  내가 남을 위해서 지어주는 십자가 입니다.  세째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지고 가라고 명령하시는 영광의 십자가라고 합니다.
첫째 십자가는 의무로써 지고가야 하는 십자가이고 둘째 십자가는 봉사하는 차원에서 지어주는 십자가이며.  셋째 십자가는 사랑에서 나오는 기쁨으로 지는 십자가라고 합니다. 고통이 없는 영광이 없고 십자가 없는 부활이 없다는 샤르댕 신부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바로 사랑의 시작도 고통이고 사랑의 완성도 고통입니다. 하지만 이 고통들이 사랑 안에서 용해되어 영광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마름과 완성 즉 이루어짐은 한 본체의 두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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