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51
“저는 아니겠지요?”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이사 50, 4)
나를 의롭다 하시는 분께서 가까이 계시는데, 누가 나에게 대적하려는가? 우리 함께 나서 보자. 누가 나의 소송 상대인가? 내게 다가와 보아라. 보라,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는데, 나를 단죄하는 자 누구인가?(이사 50, 8-9)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주님의 종의 세번째 노래를 듣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당신의 제자가 되는 혀를 주신답니다. 당신의 뜻을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나의 뜻보다는 당신의 뜻에 삶의 무게를 두고서 살아가는 종으로 선택된 모습입니다. 당신 안에서 지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위로의 말씀을, 격려의 말씀을 들려주게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아침마다 저를 일깨워 주십니다. 당신의 말씀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하십니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 하루가 쌓여 가면서 당신의 제자의 꼴을 조금씩 조금씩 갖추어 가나 봅니다.
의로우신 분이 나와 함께 하고 계시다는 확신이 더욱 강해집니다.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짐과 동시에 세상적인 도전에 자신감을 더해 갑니다. 누가 당신의 상대가 되겠습니까? 주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유다 이스카리옷이 (참고로 ‘이스카리옷’ 이라는 말은 이스카리옷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고 또 배신자, 거짓말쟁이 혹은 자객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 수석사제들에게 갑니다. 이제 사도단에서 완전히 떠남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넘겨 주는 댓가로 무엇을 줄것인가 하고 딜을 합니다. 결국 은전 서른 닢에 예수님을 넘기기로 합니다. 당시의 화폐 단위로 은전 서른 닢은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을까요? 그렇게 많은 가치를 갖고 있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한달 치 임금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던 유다는 예수님을 그정도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음식을 제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지상에서의 최후의 만찬입니다. 식사를 하시면서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하고 폭탄 선언을 하십니다.
식사하는 분위기가 돌변합니다. 모두들 근심하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저마다 묻습니다. 그만큼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에서 자신있게 살지 못했슴을 고백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 중에는 이미 마음으로는 사도단을 떠난 유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예수님의 심정을 느껴 봅니다. 자신의 결백함을 인정받을려는 제자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동시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유다의 마음도 느껴봅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느님께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하느님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응답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겨납니다.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조그마한 자신감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합니다. 또 기쁜 하루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