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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04 19:31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수는 없습니다(루카 16, 9-15) -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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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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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823

2015년 11월 5일 토요일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수는 없습니다(루카 16, 9-15)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루카 16, 10)

제가 예수회 수련생활 중에 준주성범을 영적독서로 읽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내용은 천당과 지옥은 바로 한 장소에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 속이나 공동체를 말합니다.  같은 장소가 천당일 수도 있고 지옥일 수 있는 것은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천당과 지옥의 병존, 즉 빛과 어둠의 병존입니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면, 나의 마음의 주인이 누구인 가에 따라서 천당일 수도 있고 지옥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에 매이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살 수는 없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즉 두 주인을 동시에 섬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나의 삶의 주인이 되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머리에서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마음에서 실제 삶으로 나타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하다.” (루카 16, 10)하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높일려고 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스스로 크고 높기 때문에 항상 큰 일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부족함을 깨우쳐 주십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보라고 하십니다. 작은 일에 성실하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자신이 과거에 어떠한 사람인데 하면서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봅니다. 자신의 과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의 자신이 현재의 나를 자꾸 과거로 돌아가게 합니다.

이민와서 사시는 분들 가운데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이었느데’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가 중요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과거의 자신에 매여 현재를 살아가지 못합니다. 쟁기를 들고서 뒤를 돌아 보는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여태까지 저의 삶을 되돌아 봅니다. 모든 것을 다 놓을려고 한다면서도 정작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창세기 43장에 나오는 야곱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막내 벤냐민을 데려오라는 요셉의 말에 벤야민 만은 보낼 수 없다고 고집하던 야곱이 마침내 “자식을 잃어야 한다면 나로서는 잃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하면서 벤냐민을 포기합니다.  벤야민을 포기함으로서 벤야민과 당신의 가족들을 살립니다. 놓으면 쥘 수 있는 것을 쥘려고 하다가 모든 것을 놓아야 하는 덫에 걸리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의 욕심이 죄를 잉태하고 그 죄가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압니다. 욕심은 우리의 눈에 작은 것이 보이지 않게 합니다. 동시에 욕심은 놓아야 할 때 놓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이 생깁니다. 바오로 사도는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 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 12-13)고 말씀하십니다.  

당신께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만족하면서  잘 지내는 그 비결은 바로 자신에게 힘을 주시는 그리스도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가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믿음이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서두에 보면, 예수님께서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만들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불의한 재물’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불법적으로 돈을 벌어도 된다는 의미일까? 하는 오해의 소지가 많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의한 재물’이란 12장 33절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의 말씀을 통해서 ‘하늘에 쌓는 보물’과 대조되는 것으로 우리가 세상에 쌓는 보물을 말할 것입니다. 즉 세속의 재물을 말합니다. 따라서 세속의 재물로 친구들을 만든다는 것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 즉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하면 자신의 재산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일 것이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적인 재물로 사랑을 실천하면 세상의 재물 자체는 영원한 생명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으로 마지막에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속의 재물을 아주 작은 일로 표현하고 큰 일을 참된 재물로서 ‘복음 말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다는 것은 세속의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뜻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하다는 것은 세속의 재물에만 집착하고 욕심 내는 것을 뜻합니다. 

큰일에 성실하다는 것은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큰일에 불의하다는 것은 말씀을 선포하는 일에 불성실하고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것은 작은일에 성실한 사람이 큰일에도 성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큰 일에 성실한 사람이 작은 일에도 성실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한 노예가 두 사람이상의 주인을 위해서 일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주인으로부터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주인에게 매어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두 주인에게 매어있는 종이 두 주인을 동일하게 섬길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한 주인에게 경사될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주인을 섬길려면 한 주인을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로 세상의 재물과 하느님을 동시에 섬길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적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참으로 힘듭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의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 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 12-13)” 하는 말씀이 세상적인 유혹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오늘 하루도 세상적인 유혹을 이겨나가는 하루가 되기를 다짐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삶의 주인이 되는 하루를 살아가고자 다짐합니다. 빛과 어둠이 병존하는 세상을 살면서 빛이 어둠을 지배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실천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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