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 22
2014년 3월 13일
자신을 고백할 줄 아는 사람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4, 17(25))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 8)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 7, 12)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앞자리에 앉기를 원하고 인사받기를 좋아합니다. 이러한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의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내세우기란 참으로 쉽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을 깎아내리거나 모함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내세우기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겸손한 사람의 특징은 자신을 고백할 줄 아는 것입니다. 자신의 본질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이 겸손한 사람입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기에 겸손한 사람은 현재 주어진 여건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감사함이 있기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랑의 출발점은 감사함에 있는 것입니다.
저의 주변에 있는 어떤 분은 남에게 베풀기는 좋아하지만 남으로부터 신세를 지는 것은 싫어합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그분의 그러한 삶에 자세에 대해서 나에게도 필요한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동안 함께 지내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내가 남에게 베푸는 것에도 나의 능력의 한계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또한 내가 신세를 져야 할 일이 있으면 무작정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함에도 그러한 도움을 받기를 거부하는 것, 과도하게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타인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남에게 베풀려고 하는 이 모든 것이 교만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도움이 필요할 때 겸손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하시는 이 말씀에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고백이 전제된 청함이고 찾는 것이고 동시에 두드리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나의 부족함의 솔직한 인정은 청할 때에도 간절하고 겸손하게 청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웃에게 도움을 베풀 때에 참으로 겸손한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그 겸손한 자세란 바로 자기 위주의 사랑의 실천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모범은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그 사랑인 것입니다.
에스테르 왕비가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서 드리는 그 기도의 간절함 속에는 주님에 대한 진지한 신앙고백과 간절한 청원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녀의 고백과 청원의 자세가 바로 나의 자세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