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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강론및기고 >  매일말씀묵상
 
작성일 : 14-02-02 01:49
   명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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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2,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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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강론

   

   예수회 신부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공동체에서 강론하는 것을 아주 꺼려 합니다. 제가 로마에서 신학 공부를 할 당시에 부제가 되면 부제들이 돌아가면서 공동체 미사에 강론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역시 그러한 현상은 부제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왜 그렇까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세가지 정도로 그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강론을 하고나면 그 강론에 대한 평이 즉각적이고 신랄하다, 둘째, 자신이 강론을 할때는 길게하기를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의 강론을 들을 때는 가능하면 짧은 강론을  듣기를 원한다. 셋째, 그러면서도 강론에 흥미와 내용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강론에서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기란 쉽지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공동체에서는 강론을 하기를 꺼려하지 않나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섬머타임이 시작되는 주일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섬머타임이 시작하거나 끝나는 주일은 신자들의 미사 참여 숫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어쩐지 그 날따라 미사 준비까지 늦어져 본당의 미사를 30분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본당의 신자분들의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는 미사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미사는 늦게 시작했지만 가능하면 제 시간에 미사를빨리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그날은 가능하면 강론을 짧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강론시간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부활절 야외미사때 수고하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는 인사말과함께 오늘 강론은 ‘주보 1면에 실려있는 저의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침묵 중에 잠시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도록 합시다’라고 끝맺었습니다.

   그날 미사를 끝낸 후 몇일이 지나서 구역모임을 비롯해서 본당의 몇 모임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모임 때 신자분들께서 ‘신부님! 지난 주 강론은 참으로 명 강론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명강론을 좀 더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머리가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저의 이름만큼이나 즉각적으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냥 그 말의 행간을 읽지 못하고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난 주에는 강론을 주보 1면의 글로써 대치했었는데요!’  다른 형제분께서 ‘신부님! 일전에 어떤 신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강론은 10분 이상이 되면 그 이후부터의 말씀은 신부님의 말씀이 아니라 사탄이 하는 것이라는 데요.’ 본인의 대답은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요!’

   저는 사실로 본인이 의도적으로 강론을 길게 하겠다고 생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론을 길게 한다고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습니다.  신자분들 중의 몇몇분들은 호기심으로 오늘 강론은 몇분이었나 하고 시간을 재시는 분들도 계시나 봅니다. 그분들께서 저에게  ‘신부님! 보통 신부님의 강론 시간은 20분에서 30분 정도입니다. 말씀을 하시는 분은 그렇게 길게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은 그렇습니다. 설마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또 다시 강론대에 서서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주 본인의 강론을 들으시고 참으로 명강론이었다고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신부가 강론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강론을 하는 경우는 일년에 아마도 한 두번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들께서도 명강론이라고 생각하시는 그러한 강론을 들으실 기회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는, 그리고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명강론은 1년에 한 두번 정도일 것입니다.’ 하고 강론을 시작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강론을 듣는 입장에 있었을 때 내가 만약에 신부가 되면가능하면 짧고 흥미있고 내용있는 강론을 해야지 하고 다짐을 했었는데 그 다짐이 어떻게 되었느가 하고 반성해 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미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다수인 본당에서 신부의 강론은 그들이 일주일을 살아가는 영적인 양식인데 나는 강론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부담을 가지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가 반성을 해봅니다. 

   강론을 잘하시는 본당신부님을 모시고 있는 신자여러분들은 참으로 행복한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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