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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23 12:15
   성지순례 열째날: 메주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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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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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순례단은 식사를 마치고 우리를 안내할 드라가의 안내로 아홉시부터 있을 발현 목격자 중의 한사람인 야고버를 만나기 위해서 그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본인은 그렇게 썩 내키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나의 개인적인 감정이 순례단에게 가능하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야고버를 만나러 가면서 주변에 펼쳐진 메주고리의 모습은 3년 전과 비교해서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성지로서의 발전이라기 보다는 세속적인 변화의 모습이, 엄청나게 늘어난 호텔과 여관과 늘어난 기념품점들을 통해서 보여졌습니다. 아마도 이곳의 이러한 급속한 변화도 어느시점에서는 다시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될 것이고 그러한 반성을 실제로 실천하다 보면 현재의 루르드나 파티마와 같은 아름다운 성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오늘 야고버 목격자와의 만남은 특별히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영어 통역을 동원해서 하는 만남이었습니다. 우기가 그의 집네 도착했을 때 그의 집 주변에는 3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순례객들이 세계의 각국으로부터 모여와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관광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평신도들이었으며 그중에는 수도자 성직자들의 모습도 간간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예정된 9시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야고버는 예전보다는 좀 더 성숙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순례단 앞에서서 자신이 어떻게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했고 어떻게 성모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 그분께서 주신 메시지에 간단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서는 순례단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그 질문에 대해서 간단하게 대답하는 식으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순례단의 질문 가운데는 당신이 목격한 성모님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911 사건에 대한 그의 의견, 등등의 호기심이 깃든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격자들이 대하는 순례객이 항상 새로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경우인지라 그들의 관심에 대한 응답 역시 동일한 내용의 반복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추측을 확인하면서 이 만남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곳의 방송인지는 모르지만 목격자인 야고버와 순례단의 만남을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야고버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순례단은 성모님께서 목격자들에게 발현하셨던 발현산을 올랐습니다. 우리의 안내자인 드라가는 성모님께서는 여섯 아이들에게 한 번 만에 한꺼 번에 발현하신 것이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서 발현하셨다고 합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이곳에서 발현하신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메주고리라는 장소가 담고 있는 의미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기억력이 좋으며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은 데레사 자매님께서 한 번씩 던지시는 질문은 안내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에서도 그녀의 그러한 탁월한 기억력이 안내자를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질문들은 처음 방문하는 우리 순례단에게는 오히려 정확한 이곳의 정보를 습득하는 데는 오히려 좋은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또 다시 밀려오는 생각은 동일한 성모님의 발현지인 한국의 나주와 이곳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지역은 아직까지도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한 쪽은 그 지역의 교구장이 신자들에게 방문을 삼가해 줄 것을 당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데 이곳은 예전에 교계제도와의 갈등이 있었지만 한국과 같은 교구장의 그러한 공식적인 발표는 최근에는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치유로 유명하신 신부님께서 미주의 어떤 한인 가톨릭 단체가 초정하여 순회 강연회를 하다가 그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 성무활동이 정지된 분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교구장 주교님의 거부로 그 교구 내의 본당에서의 강연이 취소된 적이 있슴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민감한 문제이기에 더 깊이 접근하는 것은 삼가하면서 일단 우리 신자분들이 이곳을 방문하실 때 염두에 두셔한 하는 것은 이 곳이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성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발현산의 정상에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동상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성모님의 상이 필요함을 깨달은 어느 한국인 순례자가 이 성모상을 기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세계에 한국신자들만큼 성모님께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강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그 시간에도 많은 순례객들이 성모님 상 앞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발현산을 내려오면서 연세가 지긋하게 드신 자매님들 몊 분이 산길에 늘려있는 돌들을 줍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들이 왜 이 돌들을 줍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이들은 이 돌들을 주워서 깨끗하게 씻고 조그만하게 쪼개어서 묵주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산의 돌을 주워서 묵주를 만든다는 것,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았고 어쩌면 그 묵주들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례단은 발현산 순례를 마치고 바로  십자가 산을 오르기 위해서 떠났습니다. 본인은 그렇게 무리한 순례를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순례단이 발현산을 오르는 동안 본인은 메주고리 시내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예전에 자세하게 보지 못했던 곳들을 새로눈 느낌으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 오는 것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도 모든 것을 변하게 할 수가 있구나 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에 다시금 감탄했습니다. 

십자가 산을 올랐던 순례단이 다행히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예전에는 십자가 산을 맨발로 올랐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무리를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순례단이 십자가 산을 내려오고 난 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늦은 시각이었지만 간단하게 점심식사를하고 일행은 숙소에서 5시까지 쉬었습니다. 

점심 때부터 뿌리기 시작한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5시에 모여서 순례단은 미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의 순례에 대해서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분 만을 제외하고 전 순례단의 성지순례의 중간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나름대로 고유한 체험들을 하고 계셨고 만족해 하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다행인 것은 처음 시작할 당시에 조금 상태가 좋지 않는 분들이 계셨는데 의외로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누기와 미사와 안수를 마치고 순례단은 저녁식사를하였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순례단은 메주고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곳에서 있는 성시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곳의 구석 구석을 좀 더 자세하게 살피려는 사람들로 나뉘어져서 나름대로 의미있게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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