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읽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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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9일
수요일
일상에서 만나는 부활하신 예수님(루카 24, 13-35)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사도 3, 6-7)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카 24, 25-6)
오늘 저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께서는 미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십니다. 내가 어떠한 자세로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해 주십니다.
오늘 독서 사도행전을 보면, 베드로와 요한은 모태에서부터 불구자로 태어난 어떤 사람을 기도하러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만납니다. 그 사람의 자선 요청에 그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나서 아래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를 보시오.’ 하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 사람은 항상 아래만 보고 살아 왔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잘못에 의한 병이 아니지만 자신이 죄인인 것처럼
그렇게 아래만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당연히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 고개를 들어서 자신들을 보라고 하는 베드로의 말이 가슴에 아려 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고개를 숙이고 땅만 바라보는 죄인의 모습으로 살지 말고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하느님을 바라보고
살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의 말을 보면, 실제로
이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본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아마도 그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이러한 도움이 필요함을 파악했을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하고 말하면서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켜 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는 것 같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러한 존재양식으로 우리와 함께 하심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고 그 성령의
도우심으로 당신의 현존을 이 세상 끝까지 전하라는 당신의 사명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나를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서 알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켜 주는 그 모습이 오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예수님의 성경말씀 설명을 듣고서 가슴이 뜨거워졌던 것처럼 저의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십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여전히 눈이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심정으로 예수님께서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카 24, 25-6) 하고 말씀하십니다.
“믿는데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하시는 말씀이 여전히
부활을 사건으로 생각하고 이성으로 분석하고 있느냐 하는 말씀처럼 들려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 이들이 갖고 있는 의문점에 대해서 그리스도가 영광스럽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임을 말씀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왜 고난을 받으셔야 하는 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십니다. 미사 때의 말씀의 전례와 같이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드시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들에게 떼어서 나누어 주십니다.
바로 이 순간 그들의 눈이 열립니다. 빵을 받아 먹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성찬의 전례를 연상시키는
모습입니다. 이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는 순간에 예수님은 사라지십니다. 이 때 비로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성경을 설명해 주실 때 그들의 마음이 타오르는 체험을 한 것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읽으면서 이렇게 마음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자세가 필요할까요? 말씀을 인격적으로 읽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말씀을 읽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이제 이들의 마음 속에는 성령이 충만해 집니다. 말씀이 생명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이들의 삶의 모습이 바로 베드로와 요한의 삶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삶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드러는 삶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이 나와 동떨어진
사건이 아닌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부활 신앙으로 살고자 합니다. 이 길을 만들고 십자가를 지고 땅끝까지 간다는 그 말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십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면서 선포하고 증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이 삶이 바로 ‘마라나타’의 삶입니다.
다시 한번 마음 속으로 외쳐봅니다. ‘마라나타,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오늘
하루도 주님의 영광이 저를 통해서 드러나는 ‘마라나타’의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