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대축일 미사
(2015-05-24)
요한 20, 19 - 23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 21)
몇 년 전에 ‘나도 하느님의 희망이 되고 싶다.”라는 주제로 연말 피정을 했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은 나의 희망’이라고 말하는데 이제는 우리의 희망이 되시는 우리의 하느님께 응답으로 우리도 하느님께 희망이 되어드리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의미로서 주제를 이렇게 정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할까요? 어떤 모습의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까요? 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성령의 교회, 성령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왜냐하면 성령에 붙잡힌 사람, 성령이 충만한 사람, 성령의 이끌림을 받는 사람, 성령 의 능력이 나타나는 사람, 성령께서 마음껏 사용하시는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간절히 원하시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주간 첫날 저녁에 있었던 일입니다. 주간 첫날 저녁이라함은 주일 저녁을 말합니다. 이 때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문을 잠가 놓고 있었답니다. 이들이 왜 유다인들을 두려워했는지를 우리는 잘압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처형했던 유다인들이 그를 추종했던 자신들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문을 잠가 놓았다.’라는 것은 참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렇게 문을 잠가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셨음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당연히 두렵고 불안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오십니다. 그들 중간에 서셔서 말씀하시기를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십니다. 두려움과 불안의 반대어인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란 세상적인 개념으로서의 평화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불안은 세상적인 것을 추구함에서 오는 두려움이고 불안이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이‘평화’는 세상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분께서 주시는 평화입니다. 어떠한 세상적인 것도, 재물이나 권력돠 명예도 침범할 수 없는 ‘평화’인 것입니다. 쥐는 것에서 오는 ‘평화’가 아닌 내어놓음에서 오는 ‘평화’인 것입니다. 이 ‘평화’는 파견과 함께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시면서 아버지께서 당신을 보내신 것처럼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동시에 이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며 ‘성령을 받아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숨은 생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 ‘숨’이 바로 ‘성령’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순간 우리는 새롭게 거듭남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와 의 대화에서 ‘거듭남’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는데 이 ‘거듭남’이 바로 위로부터 태어남을 말합니다. 즉 이말은 성령으로 새롭게 태어남을 말합니다. 이렇게 당신의 제자들은 두려움에서 평화를 누리는 존재로 성령을 받은 당신의 제자들은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파견하셨던 것처럼 예수님으로부터 ‘파견’을 받습니다. 이들의 사명은 ‘용서’를 위한 파견입니다.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하고 있던 120여명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강림하시는 것을 사도행전 2장을 통해서 봅니다. 성령이 충만한 이들은 이제 자신들이 머물던 곳에서 떠나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성령’은 우리에게 모든 세상적인 두려움에서 해방되게 합니다. 숨어있어야만 했던 우리가 이제는 삶의 현장으로 과감하게 뛰어들게 합니다. 성령은 우리가 어떠한 경우에도 기뻐하고 쉼없이 기도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하느님께 희망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은 바로 하느님의 뜻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고자 합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테살 1서 5, 16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