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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20 21:41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에 (루카 9,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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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kchung6767
    조회 :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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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루카 9, 23-26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 23)

올해는 참으로 한국교회가 축복받은 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시고 124명의 순교자들을 복자품에 올리는 시복식을 한국에서 직접 집전해 주신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이례적인 일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순교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올해의 이 축일은 한국 가톨릭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민 모두에게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황님의 방한과 함께 한국전체가 교황님의 열기로 가득했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를 시기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슴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밝음은 어둠이 있기 때문에 밝음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밝음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언제나 어둠을 준비하는 자세로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의 이 축일은 바로 우리가 밝음을 지속적으로 간직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순교성인들의 삶을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우리의 성인들은 결국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었던 분들이십니다. 보통의 인간은 죽으면 잊혀지지만 순교성인들은 비록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 삶의 모범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이 죽음이 아닌 영원한 삶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의 목적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이란 세상적인 ‘행복’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적인 행복은 지금의 상태보다  좀 더 나은 조건의 상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이제는 불행의 시작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두고 ‘상대적인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행복은  ‘절대적인 행복’입니다. 비교하지 않는 행복입니다. 이 행복의 근거에는 세상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치않고 완전한 절대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이러한 참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갔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우리의 순교 성인들이 그러한 분들이십니다. 이분들께서 살아가신 그 삶의 흔적들을 살펴보게 되면 그 삶의깊은 내면에는 하느님의 영으로 가득 찬 삶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극도의 고통의 순간에도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었던 그 용기는 오로지  하느님의 영을 체험한 데서 오며 이러한 영의 체험은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바로 시편 31, 6절의 말씀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이다”(시편 31,6)처럼 우리의 목숨을 세상이 아닌 주님의 손에 맡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목숨을 맡긴다는 의미는 인간적인 모든 안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성령은 말할 수 없는 깊은 고통으로 인해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되어 버렸다고 느낄 때에도 희망의 빛을 밝혀 주십니다. 주님의 성령은 바로 이런 힘을 우리에게 줍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3-5). 

순교는 성령을 체험하고 성령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순교자들이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서 기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는 그 모습에서 ‘참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적인 행복과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참 행복’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나 봅니다. 

새롭게 주님 안에서 순교자 대축일을  보내면서 다시금 ‘참 행복’은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놓고 비움’에 있다는 것을, 성령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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