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2016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코 10:44
Whoever wishes to be first among you will be the slave of all.
Mark 10:44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저희가 스승님께 청하는 대로 저희에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그들이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이나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정해진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야고보와 요한을 불쾌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르코 10장)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영광’은 ‘섬김’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달리 표현하면 세상적인 영광이 남을 누르고 자신을 올리는 것이라면 하느님 안에서의 영광은 바로 섬김에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바로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김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어 놓으신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 때문에 꼴찌가 되고 모든 사람의 종이 되면 하느님께서 나를 첫째로 만들어 주신답니다. 그런데 키재기를 해 보면, 지상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보면 가장 낮은 사람이고 지상에서 제일 낮은 사람은 하늘에서 가장 높은 사람입니다. 어쩔 수 없이 꼴찌가 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 때문에 내가 꼴찌를 선택해야 합니다. 종과 같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주인의 의지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꼴찌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비움의 영성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의 비움이 하늘에서 채움이 됨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겨서 목숨까지 내어놓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정신부님의 말씀입니다)
어느날 야고보와 요한은 무지하고 교만하고 철없는 질문을 합니다. 다른 제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신들을 최고로 높은 자리에 올려달라고 청합니다. 다른 제자들은 불쾌하게 생각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은 꾸짖지 않으시고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들의 생각은 비단 요한과 야고보만 가진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첫째가 되고 싶지 종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2001년 9월 11일, 미국 맨해튼에서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유명한 9·11 테러입니다. 무너져 내리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다 많은 의로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중 한 사람은 마이클 저지신부님이었습니다. 사제복 위에 방화복을 덧입은 신부님은 더 이상은 위험하다고 말리는 줄리아니 뉴욕 시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녹아내리는 빌딩에 뛰어 들었습니다. 줄리아니 시장은 저지 신부님의 등에 대고 “신부님,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외쳤고 신부님은 달려가면서 “언제나 기도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눈에 비친 신부님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신부님은 가난한 집에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지하철역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자랐습니다. 불쌍한 고아 소년에게 온정을 베풀고 말을 걸어 준 것은 맨해튼 31번가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 신부님이었습니다. 자기보다 더 불쌍한 이들을 위해 사제가 되려고 마음먹은 소년은 이윽고 그가 나고 자란 뉴욕의 긴급구조대 지도신부가 됩니다. 그리고 신부님은 구급대 대원들과 함께 사람들을 구하러 불길 속에 뛰어들어 목숨을 바쳤습니다. 신부님은 생전에 입버릇처럼 “나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스승의 삶도 본받고 따르도록해야 합니다. 그들의 스승인 예수님은 스스로 종이 되셔서 죽기까지 우리를 섬겼습니다. 그들이 스승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스승이 걸었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은 아직 군중들에게 싸여 설교하고 치유하고 마귀를 쫓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을 꾸짖는 스승, 그리고 언젠가는 화려하게 영광을 받게 될 스승의 길을 기대합니다. 반면에 마이클 저지신부님은 스승의 가르침대로 살다가 스승이 갔던 길대로 모든 이의 종이되어 죽어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요한도 스승이 걸었던 길을 가게되겠지만 아직은 비움의 영성을 모르는 불같은 청년입니다
주님, 대림이 시작되었습니다. 고난받는 종이 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당신의 백성이고 당신의 자녀라 하면서 당신따라 약자를 섬기는 삶을 살기는 주저합니다.
주님, 우리는 최소한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지구상에 70억이 넘는 사람들중에 경제적으로는 상위권에 속하는 사람들임을 압니다. 하지만 베품에도 인색하고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지도 않습니다.주님, 찬바람이 더욱더 불기전에 우리 모두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당신이 세상에 오신 대림의 의미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