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권 몬시뇰의 가톨릭교회교리서 해설 (6)
정경은 사도전승 충실히 반영
‘구약 무효’주장하는 이단 단죄
구원경륜의 완성은 신약에서
발행일 : 2003-05-04 [제2346호, 6면]
■ 1편, 1부, 2장 - 제3절 성서 (2)
제3절 성서
Ⅳ. 정경(正經, 120-130)교회는 사도 전승에 따라서 많은 유사한 문서들 중에서 어떤 책이 성서 목록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판단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목록에 포함된 문서들을 정경이라 한다.
본
디 구약성서의 대부분은 히브리어로 저술되었고, 일부는 아람어와 그리스어로 저술되었다. 유대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본국을 떠나서
해외에 정착하면서 차츰 모국어를 모르게 되어 성서를 읽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기원전 3세기에서 2세기에
걸쳐서 구약전부를 그리스어로 번역하였는데 이 번역본을 70인역 성서 (Septuaginta)라 한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구약을 인용할 때는 주로 70인역 구약성서를 인용하였기 때문에 고대교회는 자연스럽게 70인역을 정경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신약성서는 형성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정경목록이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사도시대 직후부터 자칭 예수나 사도들의 언행록 등 유사한 서적들이 출현하였고(위서), 이미 성서로 인정되던 어떤 책의 정경성(正經性)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나서 권위있는 정경목록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
러나 어떤 기준에 의하여 누가 정경성을 식별하고 판정하느냐가 문제로 등장한다. 사도시대를 계승한 초대 교회는 사도 전승을 충실히
반영하는 것을 정경의 기준으로 인정하였고, 이런 인식은 오늘에도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이 기준을 가지고 정경성을 판정하는 권위는
누구이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또 시대가 흐르면서 정경성을 식별하는 기준자체에 대해서도 이론이 분분하다. 그리스도께
대한 증언(루터), 여러 교회의 합의를 낳게 한 하느님의 결단(칼빈), 성서의 교육적 효과(짠), 교회의 식별
카리스마(하르나크), 2세기 교회의 결정(쿨만), 교회의 종교적 직관(롯즈) 등을 식별의 기준으로 보고, 이들 기준들을 준용하여
신자 각자가 판별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학자들의 토론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정경성의 식별 기준은
가톨릭교회가 애초부터 설정한 『사도 전승』이고, 이 기준을 각 책에 적용하는 권위는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보관자요 해석자로 세우신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성령의 보호와 인도를 받아서 정경을 식별하고 보존하고 전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는, 교회가 오랫동안
정경목록을 공식으로 언명하지 않고 지역에 따라서 전해오는대로 성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동방의 라오디케아 목록(AD 360)서방의
카르타고 목록(AD 397. 419)사이에 차이가 나게 되었다.
중세 말기에 플로렌스 공의회가 AD 1441년에 정경목록을 반포하였고, 종교 개혁의 와중에서 트리엔트 공의회가 성서의 각 권을 열거하면서 정경 목록을 반포하였다(AD 1546).
유
다인들은 AD 110년경에 얌니아 회의에서 구약의 39권을 성서로 확인하였고, 개신교도들은 오랜 논란 중에 있다가 1826년에
성서 공회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을 성서로(66권) 인정하고 소위 제2정경을 위서라 하여 배척하였고, 가톨릭과 오르토독스
정교회는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성서로 확정하여 73권이 되었다. 구약성서도 하느님의 영감으로 저술된 책들이고 하느님과
인간과의 종교적 관계에 대한 진리와 인간의 실천적 규범을 제시할 뿐 아니라 구세주의 내림과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계시하는 하느님의
말씀이므로, 신약시대에는 구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이단을 교회는 강력하게 단죄한다.
신약성서는 하느님의 구원의 경륜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현되었음을 증언하는 비할 수 없이 귀중한 하느님 말씀이다. 그 중에서도 네 복음서는 우리 구세주의 교훈과 생애를 증언하고 있으므로 성서 전체의 핵심이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는 서로 독립된 책이 아니고, 하느님의 구원 경륜이 하나이고 일관된 것이므로 신구약은 단일한 성서이다. 구약은 신약에서 완성될 구원 경륜의 예표가 되고, 신약은 구약이 지향하는 구원 경륜의 완성이 된다.
Ⅴ. 교회생활과 성서교회안에서 성서는 신자들의 신앙과 윤리와 영성의 바탕이고, 성체와 더불어 교회의 사명 수행의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