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2부, 1장
제4단락 창조주(279~314)
Ⅱ. 창조는 하느님 삼위일체의 업적(290~292)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 내셨다』(창세 1, 1). 이 말씀은 세가지 사실을 지적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외의 모든 것을 비로소 존재하게 하셨다. 당신 혼자 창조주이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 달려있다(290).
한처음…말씀이 계셨다…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 1~3). 생명을 주는 성령은 창조주이시고 모든 선의 원천이시다(291).
창조주이신 성부는 당신의 말씀(성자)과 당신의 지혜를 통해서 만물을 지으셨다. 창조는 삼위일체의 공동 작업이다(292).
Ⅲ. 세상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제1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행복을 더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당신의 완전을 획득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피조물에게 당신의 완전하심을 드러내시기 위하여 만물을 무(無)에서 창조하셨다고 선언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논할 때, 내적 영광과 외적영광을 구별한다. 하느님의 내적 영광은 하느님 자신의 완전성을 말하는데, 이 완전성은 창조 여부와 무관하다. 하느님의 외적 영광은 이성 있는 존재가 그분의 내적 영광을 알아 모시는데 있다. 그래서 창조는 하느님의 외적 영광이 된다.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만물의 창조주께서 당신의 영광과 인간의 행복을 드러내시는 것이다.
Ⅳ. 창조의 신비(295~301)
a)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사랑으로 창조하신다. 이 세상은 어떤 필연성 때문에, 또는 반대로 전혀 우연히, 아니면 운명의 장난으로 생겨 난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을 현양하시려는 자유로운 의지를 가지고 지혜와 사랑과 전능으로 만물을 창조하셨다(묵시 4, 11 시편 144).
b) 하느님께서는 무에서 창조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런 선재(先在)하는 재료없이 만물이 존재하도록 하셨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 뜻대로 기적을 행하실 수도 있다.
c) 하느님께서는 질서 있고 좋은 세상을 창조하셨다.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은 우주의 모든 존재가 정연한 질서 안에 존재하도록 정하셨고, 인간에게 세상은 선물로 주시기 위하여 좋게 만드셨다.
d)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을 초월하시며, 또 그 안에 현존하신다. 하느님은 온전히 당신의 자유로운 의지로써 만물을 창조하셨으므로 만물은 하느님으로부터 흘러나온(流出)것이 아니고 별도로 존재한다. 그래서 하느님은 만물을 초월하신다. 그렇지만 창조주이시므로 피조물 안에 제 1원인으로 언제나 현존하신다.
e)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을 지탱하시고 다스리신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시점(時點)에서 한번이자 마지막으로 창조하시고, 그 후로는 만물을 재간대로 존재하도록 방치하시지 않으시고, 피조물이 당신이 정해주신 법칙과 질서를 따라 존재하도록 지탱하시고 다스리시며 이끄신다. 그래서 하느님은 만물의 주인이시고 만물의 지배자이시고, 인간과 역사의 주인이시다. 하느님의 이러한 지배를 섭리(攝理)라 한다.
하느님의 창조는 만물의 제 1원인이시라는 뜻이기 때문에 창조 개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다시 말해서 시간과 공간도 창조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창조에 대해서는 시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초월하여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인간의 제조 사업과 비슷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