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무엇이 문제인가
「크리스천 경험의 실천 : 교회」에서 스힐벡스는 서구인들에게 왜 하느님이 문제가 되는지를 교회의 외부적, 내부적 요인으로 구분해 분석하는데, 이를 우리 실정에 맞춰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외부 요소로서 사회구조의 변화와 현대인의 인격구조 변화를 연결시켜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의 삶이 거의 미리 계획된 것이었고 획일적이었다. 예를 들면 농부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대부분 아버지 뒤를 이어 농부로 살았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 사회구조 자체가 다양성과 상이성을 지향하는 사회로 변화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외부구조의 변화는 현대인의 인격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인은 열려 있으며 다양성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인간 내면에 관한 문제, 즉 신앙 측면에서도 그러한 성향을 보인다. 현대 서구인들은 이렇게 변화된 사회에서 변화된 인격구조를 가지고 태어나서 자라기 때문에 과거처럼 교회에 소속된다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즉 과거에는 신자로 태어나서 신자로 죽었다. 그러나 이제는 각자가 신앙을 선택하는 사회가 되었기에 스스로 하느님 체험을 하지 못하면 신앙생활을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교회 내부 요소 중 하나로 그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용어 문제를 다룬다. 현대인들에게 과거의 용어는 더 이상 의미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이 용어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현대인에게 반응을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문제를 그리스도교가 역사적 종교라는 인식이 부족해 야기된 문제로 본다. 예를 들어 '주님'이라는 용어는 가부장적 문화권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다양성과 평등성을 추구하는 서구 현대인에게는 억압을 상징하는 언어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그는 신앙은 맹신적인 것이 아닌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성적이어야 근본주의로 흐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을 고백하는 교회 전통적 교의를 글자 그대로 암기하는 식의 신앙이 아닌, 현대인에게 맞는 언어로 창출해야 한다.
새로운 신앙 언어 창출의 필요성은 세속화 현상으로 위기에 처한 서구교회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빌려 썼다. 언어는 문화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으로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교회 용어는 유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용어임을 생각할 때 문제는 복잡해진다. 더욱이 오늘날 한국 전통문화는 여러 다른 외부의 문화 요소와 현대적 요소가 혼합돼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기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어떻게 현대인에게 걸맞은 언어를 창출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해 현대인들, 특히 사이버 공간과 친밀한 젊은층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